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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민국, 마약 청정국가 재건은 모두의 관심서 출발- 김종돈(양산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 기사입력 : 2023-03-21 19: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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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벽두부터 세간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마약청정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던 대한민국의 추락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 정부는 분주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마약의 종류는 시대별로 발전하면서 19세기 초에는 주로 마리화나, 아편, 코카잎과 같은 천연마약에서 출발해 천연마약에서 화학적으로 추출된 모르핀, 코카인, 헤로인과 같은 반(半) 화학합성마약을 거쳐 20세기에는 메스암페타민, 엑스터시, MDMA, LSD, CHB(일명 ‘물뽕’) 등 이름도 생소한 신생 마약들이 새로이 생겨나고 있다.

    마약은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고질적인 병리현상으로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당연히 강력한 단속이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단속을 통해 조성되는 청정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의 참여와 사회적 관심을 높이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청정국가의 재건은 허무한 구호에 불과할 것이며 단발성 활동에 그칠 우려가 크다.

    사회적 관심과 환경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사례로, 미국이 지난 1975년 월남전 종전을 진행하면서 참전한 미군병사의 과도한 마약 남용이 종전 이후 귀환한 참전용사들이 미국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전쟁을 마무리하고, 귀환 장병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장병들이 스스로 마약을 끊고 사회인으로서 특별한 문제 없이 복귀하여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이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의 두려움이나 외로움이 원인이 되어 마약을 투약하게 되었는데 귀향 후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으로 스스로 마약의 굴레를 끊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는 경제적으로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대부분의 활동에 ‘가성비’를 기준으로 진행돼 온 부분이 없지 않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 바쁘지 않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달리면서도 바쁘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면서도 힘이 든다는 말을 하는 것에 스스럼이 없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성비’와 더불어 ‘가심비’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약 없는 사회에서 나와 가족의 건강한 행복 추구의 토대는 건강한 사회에서 생활할 때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넌 최고야!’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넬 수 있는 우리가 되는 것이 대한민국을 마약청정 국가로 재도약시키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김종돈(양산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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