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제2국가산업단지 문화와 예술도 함께- 박민원(창원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23-03-26 19:37:14
  •   

  • 330만㎡(100만평) 규모로 그린벨트를 풀어 창원에 제2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정부에서 발표했다.

    규제 등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조업 기반의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최근 전세계 경기 흐름과는 다르게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방위산업, 자동차산업, 조선경기 부활, 가전산업의 성장으로 창원의 제조업은 말 그대로 그나마 살만하다. 방위산업과 원전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2국가산업단지의 조성도 제조창원 시즌2의 의미에서는 고무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영원한 것은 없다. 대부분의 제조업 도시는 적어도 한 번은 큰 위기가 찾아온다. 물론 제조업 도시가 아니라도 도시는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미국 미시간 주의 디트로이트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자동차 제조산업의 중심이동과 변화, 그로 인한 인구 감소, 순차적인 산업규모의 축소 등으로 도시는 점차 쇠퇴했다. 한번 가속도가 붙은 후퇴의 길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속도가 더욱더 빨라져 2000년대 초반에는 수십만명이 도시를 떠났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예산을 투입했지만, 좀처럼 재건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성공의 열쇠 중 하나는 바로 예술과 문화 활성화였다. 다양한 스포츠 및 공연과 같은 문화행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홍보했다. 젊은이가 찾아오고 찾아온 젊은이는 또 일자리를 찾게 되고 공급인력이 생기면서 제조업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문화와 예술이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은 또 산업과 경제에 투입되게 된 것이다.

    독일의 함부르크도 마찬가지였다. 전통 항구도시 함부르크는 잠수함과 같은 거대제조산업부터 항만, 물류까지 다양한 제조 스펙트럼을 지닌 전형적인 산업도시였다. 하지만, 변화와 경쟁 앞에는 함부르크도 어쩔 수 없었다. 점점 쇠퇴하게 되었고,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그런데, 그 함부르크를 다시 살린 것도 역시 문화와 예술이었다. 함부르크 부흥의 중심에는 하펜시티가 있다. 국제해양박물관, 과학센터, 정보센터, 콘서트홀 등, 주거 업무 관광의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된 구항만재생타운이다. 재생의 핵심은 문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미술가, 음악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끌어들였다. 모인 문화 예술인들은 문화 행사와 축제에 적극 활용되었고 도시의 매력을 마음껏 끌어올렸다.

    특히 엘프필하모니콘서트홀은 단연 압권이다. 스위스 건축사무소 ‘헤르초크 앤 드 뫼롱’의 설계로 ‘뮤직 크리스탈’이라고 불리는 유리창으로 만들어진 외관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옛 창고건물을 그대로 살려 만든 콘서트홀이라 더욱 제조업 창원특례시에 시사하는 바가 클 뿐만 아니라, 창원해양신도시 개발에도 해줄 말이 뭔가 있을 것 같다.

    산업과 경제는 흥망의 사이클을 가진다. 항상 그 순간 문화와 예술은 멋진 오죽(烏竹)의 마디 같은 역할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제2국가산업단지 개발, 당연 제조업 중심적 발상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하겠지만, 희망의 여러 씨앗 중 몇 개는 문화와 예술의 씨앗도 있어야 한다. 혹 생길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에 그 씨앗이 오히려 더 큰 열매를 맺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민원(창원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부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