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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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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31) 뚧다(떫다), 조짜배기(조작배기)

  • 기사입력 : 2023-06-02 0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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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20억원을 들여 만든 거제 거북선이 8차례 입찰 끝에 154만원에 팔렸다는 얘기 들었지. 이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가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도비 등을 들여 만들었잖아. 20억을 도민들이 필요한 데 썼더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까워.

    ▲경남 : 거북선 맹근다꼬 돈을 그마이 들있으모 단디 챙기봐야지. 사진 보이 나무가 썩어가 배 여어저어 구녕도 뚧힜더라 아이가.

    △서울 : 이 거북선은 제작 과정에 문제가 많았지. 국산 소나무로 배를 만든다고 해놓고 값이 싼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게 드러나 ‘짝퉁 거북선’으로 불렸잖아. 그건 그렇고 앞에 말한 ‘구녕도 뚧힜더라’는 ‘구멍도 뚫렸더라’ 뜻이지?

    ▲경남 : 맞다. ‘뚫다’를 겡남에서는 ‘뚧다’라 칸다. 포준말 뚫다는 뚜 밑에 받침이 리을(ㄹ), 히읗(ㅎ)이지만, 겡남말 뚧다는 받침이 리을(ㄹ), 비읍(ㅂ)이다. ‘내 재주로는 구녕(영)을 몬 뚧어(뚤버) 내겄는데 니가 함 뚧어바라’ 이래 카지. ‘떫다’라꼬도 마이 카고, ‘떱다’라꼬도 칸다.

    △서울 : ‘뚧다’, ‘떫다’ 모두 받침이 리을, 비읍이구나. 얘기하다 보니 생각난 건데 가짜나 모조품을 말하는 ‘짝퉁’의 경남말이 있어?

    ▲경남 : 짝퉁이란 말이 나온 기 오래 안됐다 아이가. 그라이 겡남서도 짝퉁은 짝퉁이라 칸다. 그라고 가짜는 겡남서 ‘가짜배이’캉, 포준말 ‘가짜배기’로 마이 씬다. ‘가따리’라꼬도 카고. 또 가짜 뜻으로 ‘조짜배기’, ‘조작배기’, ‘조짜빼이’, ‘조작빼이’ 카는 말도 씨는데, 이거는 진짜로 본떠가 조잡하이 맨든 조작품캉 불량품을 말하는 기다.

    △서울 : ‘조짜배기’가 짝퉁과 뜻이 비슷하네. 이번 일을 보며 짝퉁 거북선을 예산 낭비의 본보기로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짜배기 거북선 앞에 제작부터 폐기 처분까지 과정을 적은 안내문을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보고 경각심을 갖게 말이야.

    ▲경남 : 니 생각 억수로 좋은 겉다. 전시로 본 사암(사람)들은 예산 낭비 카모 조작배기 거북선이 새앵키겄다.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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