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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유품 하나에도 최선을

  • 기사입력 : 2023-06-04 19: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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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이 지난 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옥녀봉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39사단 장병들이 진행한 마산방어전투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을 취재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 품으로 보내는 보훈 사업을 수행하는 우리 국방부의 직할부대이다. 이날 유해발굴 작업이 진행된 옥녀봉은 그야말로 처절한 전투현장으로 기록돼 있다. 옥녀봉이 뚫리면 마산이 뚫리고, 임시수도 부산까지 함락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전투가 벌어진 곳이 옥녀봉 전투이다. 그래서 발굴단이 찾아낸 유해의 흔적은 수류탄과 포격으로 신체 일부가 찢기거나 사라진 ‘부분 유해’가 많다는 점에서 옥녀봉 전투가 얼마나 처절했는지 보여준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함안·마산 등 마산방어전투 지역에서 올해까지 23회 발굴 작업을 진행해 모두 88구의 유해를 찾았지만 발굴된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례가 없다고 한다. 유해가 발굴돼도 유가족이 DNA 시료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 시료가 확인돼야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에 가족 중 6·25전쟁 참전용사가 계시다면 꼭 보건소에서 시료 채취를 할 것을 당부한다. 전투가 끝난 지 70여년이 지나 당시의 싸늘한 시신이 백골의 유해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지만 그 유족을 찾아드리지 못한다면 후손으로서 정말 부끄러울 뿐이다.

    6·25전쟁 당시 격전의 참상을 잘 그려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 유해 발굴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영화는 우애 깊은 형제의 참전, 형이 인민군이 된 사연, 동생을 살리기 위한 형의 사투와 전사 등등 섬뜩한 영상과 애잔한 스토리, 동족상잔의 비극과 자유수호의 중요성을 잘 그려내 호평받았다. 영화 말미는 2004년의 유해발굴 현장을 보여주는데, 형과 마지막으로 헤어진 전투현장에서 유해와 함께 발굴된 만년필을 보며 동생은 그 유해가 형인 걸 단번에 알고 오열하면서 쓰러진다. 유해 발굴도 중요하지만 유품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를 영화는 알려준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39사단 장병들의 최선과 정성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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