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칼럼] ‘쓰는 이’의 기질- 성윤석(시인)
원자번호 22번, 원소기호 Ti라 불리는 주기율표 금속 중에 티타늄이라는 게 있다. 화학사업을 하는 동안 만났던 금속원소들 중의 하나다.
이 티타늄의 성질은 독특해서 제련도 용접도 잘 안 되는 금속이다. 잘 섞이지 않고 혼자 있으려는 ‘스따(스스...2014-11-21 11:00:00
[작가칼럼] 자극과 반응 사이, 쿠션- 천융희(시인)
낙엽 타는 냄새가 그리운 탓인가. 구르몽의 시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엎드려 ‘낙엽’ 하나 주워본다. 밟으면 날갯소리 같고 여자의 옷자락 끌리는 소리 같다는 시인의 문장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가로수 아래로 몇 정거장을 더 걸어 서점에 들렀다....2014-11-14 11:00:00
[작가칼럼] 인문학 다시 읽기- 김진희(시조시인)
“작은 휴대폰 하나에도 본질적인 인문학적 통찰이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에 모두 반영돼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중시한 스티스 잡스에 이어 모 기업가는 강연에서 인문학과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읊었다 한다.
저...2014-11-07 11:00:00
[작가칼럼] 지리산 ‘용유담’에서- 백남오(수필가)
지난여름 ‘수필창작교실’ 문우들과 지리산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점필재 김종직과 김일손 선생이 오른 ‘오도재’를 넘어 백무동으로 들어가 ‘한신계곡’에서 잠시 노독을 풀었다. 자연이 얼마나 많은 것을 베풀고 문학적 영감을 제공하는지에 공감하며 ...2014-10-31 11:00:00
[작가칼럼] 결과없는 과정, 목적없는 상태로서의 예술- 성윤석(시인)
지난 여름 부두 하역작업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설치미술가 한 분과 큐레이터 한 분이 찾아왔다.
그 전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 소개로 전화가 와 인사를 나누고, 시장의 소음 속에 방문 취지를 들었던지라, 사전에 구체적인 언질이 없어 자리...2014-10-24 11:00:00
[작가칼럼]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라- 천융희(시인)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라는 시의 부분이다. 시인의 상상력과 통찰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자연의 미세한 사물을 건드려 이처럼 우주를 발견하고 천국을...2014-10-17 11:00:00
[작가칼럼] 아, 독도! 그리움의 향기를 날리고- 김진희(시조시인)
“독도를 밟는 사람은 모두 애국자다.”
제16호 태풍 ‘풍웡’의 영향으로 바다 위에서 춤추던 울릉도행 썬플라워호를 탄 일행들이 창백한 얼굴을 한 동료들에게 위로하는 말인 줄 알면서도 울렁거림은 쉬이 낫질 않았다. ‘얼마나 기다렸던 날인가!’ ...2014-10-10 11:00:00
[작가칼럼] 공짜로 드립니다- 김영혜(수필가)
세일! 할인! 마트건 백화점이건 이런 행사에는 예외 없이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할인하는 품목들은 생활에 꼭 있어야 하는 것들이 아니다. 있으면 우리의 생활을 풍족하고, 여유로워 보이게는 할지 모르나 없다고 크게 아쉽거나 불편...2014-09-26 11:00:00
[작가칼럼] 권할 수 없는 낙- 김이듬(시인)
이집트로 여행 다녀온 시인을 만났다. 그가 현지에서 산 담배 몇 갑을 내밀었다. 그 담뱃갑을 보는 순간, 끔찍했다.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사망 직전의 남자 사진, 피고름 나는 잇몸에 썩어빠진 치아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이 아찔해서 도...2014-09-19 11:00:00
[작가칼럼]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인들- 조재영(시인)
해마다 명절이면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난다. 뉴스에서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전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아마도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신기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이날에는 모여야 ‘가족’이라고 믿는 것인지도 모른다.
벌써 작...2014-09-12 11:00:00
[작가칼럼] 인연의 향기- 하순희(시조시인)
서늘한 바람이 창문을 닫게 한다. 가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 들려온다. 지난여름 두고 온 어느 산사의 들꽃은 지금쯤 목을 쭉 빼고 우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많은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함께 배웠다. 다음 생에 직업을 가지라면 다시 글을...2014-09-05 11:00:00
[작가칼럼] 부드러운 물의 강한 힘을 겪으며- 김영혜(수필가)
날리는 물보라는 진군하는 군대의 발걸음에서 피어나는 먼지구름 같았다.
삽시간에 불어나며 이곳저곳 길을 막아서는 서슬에는 적군에게 포위된 듯 어디로 가야 할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저 집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모두들 걸음을 재촉했다. ...2014-08-29 11:00:00
[작가칼럼] 당신의 난중일기- 김이듬(시인)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명량’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순신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불과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어서는 적의 배를 일망타진한 명량해전은 실로 믿기 어려운 역사적 전투이다. 해상에서 이순신 장군이 ...2014-08-22 11:00:00
[작가칼럼] 운문과 산문 사이- 조재영(시인)
나는 작년에 동화시로 데뷔를 했다. 오랫동안 동화에 대한 관심을 뒀으나 운문에 몰두한 세월이 길어 산문의 영역인 동화에 성큼 발길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동화시에 도전을 해 본 것이다. 나는 당선 ...2014-08-08 11:00:00
[작가칼럼] 고향의 향기- 하순희(시조시인)
어느새 팔월이다. 뜨거운 폭염 아래 만물은 수확을 준비하느라 더운 숨을 내쉬고 있다.
솟구치는 물길 따라 부서지는 푸른 파도/ 마음의 이랑마다 스미는 그리움 되어/ 뜨거운 태양빛 아래/ 지친 꿈을 여물린다.// 손 놓아 보내버린 뜻 없는 세월...2014-08-01 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