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비경 100선] 해인사 소리길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걸음걸음 푸른 소리
홍류동을 지나 해인사와 연결된 가야산 소리길./경남신문 DB/ 어느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처녀지’를 걸어본 일이 있습니다.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광풍처럼 몰아치고 단풍이 붉어 흐르는 물조차 핏빛으로 보인다는 계곡.사람들은 그곳을 홍류동(紅流洞)이라 불렀습니다. 출입이 제한돼 차가 달리는 비탈에 서서 곁눈질로 훔쳐봐야 했던 비밀스런 곳이었죠.그곳을 저는 이 세상 누구보다 먼저 걸어보았습니다. 2011년 10월, 가을이 한창인 때였습니다. ‘처음’이라 하니, 영광스러웠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웬걸...김유경 기자 2015-05-07 22:00:00
[경남비경 100선] (100) 두 개의 푸른 보배 비진도미인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비진도‘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에는 섬이 많다. 통영 바다에는 570개(유인도 43·무인도 527개)의 섬들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한다. 이들 섬 중의 하나인 비진도는 통영시 한산면에 속해 있는 8자 모양의 아름다운 섬이다. 비진도(比珍島)라는 이름은 산수가 수려하고 풍광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해산물이 풍부해 ‘보배에 견줄 만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섬이다. 안섬과 바깥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두 섬 사이에는 긴 사주가 형성돼 지도에서 보면 마치 손잡이가 짧은 아령이나 장구 형태를 나타낸다. 기자는 지난 2일 오전 11시 통영여...이명용 기자 2015-04-30 22:00:00
[경남비경 100선] (99)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변까만 진주알 데구르르~ 뽀얀 물거품 사르르르~
거제 학동흑진주몽돌해변. 거센 파도로 뽀얀 물거품이 일고 있다./전강용 기자/ 선생님께.선생님, 어김없이 봄은 또 찾아오고야 말았습니다. 한낮에 콧잔등을 스치는 바람에선 훈기가 제법 돕니다.저는 창원에서 출발해 거가대교를 타고 한 시간 하고 삼십분쯤 더 달려 이곳 바닷가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린 그 자리에서 저는 제일 먼저 가만히 눈을 감아보았습니다.사그락 사그락 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소리는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커졌다가 때로는 또 작아졌다 합니다. 마치 꽉 찬 돼지저금통의 배를 갈랐더니 쏟아지는 동...김언진 기자 2015-04-23 22:00:00
[경남비경 100선] (98) 사천 각산에서 바라본 삼천포 앞바다쉬이 올랐더니 불쑥 다가서는 분주한 바다 풍경
각산봉화대 위에서 바라본 삼천포 앞바다 전경. 왼쪽의 큰 섬이 신수도이고 오른쪽 바다 위로 보이는 곳은 남해 창선면이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싶은 날이다.사천에서 생활한 지 10개월이 되었지만 대표 명산으로 꼽히는 와룡산(해발 801.4m)을 오르지는 못했다. 와룡산이 품고 있는 와룡골과 와룡저수지는 가보았지만. 와룡산 줄기가 에워싸고 있어 외부와 단절된 무릉도원인 양 아늑함이 느껴졌다.그런데 한 지인이 어느 날 말했다. 하늘에서 보면 말발굽(편자)이 연상된다는 와룡산과 꼭...홍정명 기자 2015-04-17 07:00:00
[경남비경 100선] (97) 노란 수선화 물결치는 거제 공곶이새파란 바다 곁 샛노란 별들의 바다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공곶이에 흐드러지게 핀 노란 수선화가 동백나무, 종려나무와 함께 건너편 내도의 봄과 속삭이고 있는 듯하다.
그녀가 창문을 열었을 때 교정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수선화’라고 외치는 그녀에게 끝이 보이지 않는 노란 수선화 속 그 남자는 대답했다.“당신이 좋아하는 꽃이죠.”원래 꽃밭이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만큼 교정을 가득 메운 광경에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수선화를 준비했냐고 묻자 그 남자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한다. “다섯개 주의 아는 사람에게 모두 전화했어요...김현미 기자 2015-04-09 22:00:00
[경남비경 100선] (96) 남해 가천 암수바위와 남면 해안남쪽 바다 끝 곱게 물들인 노란 봄빛
봄이면 가천 암수바위 인근 ‘지겟길’가에 유채꽃이 피어 해안가가 노란빛을 띤다./남해군/
“빠스(버스)가 저짜 서가 (승객을) 풀어놓으면, 갸들(승객들)이 그리 헐렁가는 모르겠다만, 설흘산을 둘러 내려오면 2시간 30분쯤 걸려. 쨍한 날은 설흘산에서 대마도가 보인다드만.”남면 해안을 자랑하는 강점여(80·남해군 남면) 할머니의 말이 우리 가락처럼 구성지다. 강 할머니와 10여명의 할머니들은 매일같이 다랭이마을 입구에서 장(場)을 연다. 개장과 폐장시간은 따로 없고 대략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5시쯤이면 끝난다. 쑥과 ...정치섭 기자 2015-04-02 22:00:00
[경남비경 100선] (95) 휴식과 사색의 마산 봉암수원지고요한 수면, 스치듯 지나는 봄바람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에 위치한 봉암수원지. 수원지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아늑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성승건 기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대규모 저수지인 봉암수원지. 마산 창원 진해 사람들 중에도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수원지가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마산이 고향인 사람 중에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더러 있고, 특히 옛 진해나 창원쪽 사람들은 마음먹고 가지 않는 한 이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사실 창원에 정착한 지 23년이 된 기자도 이곳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3...이상규 기자 2015-03-26 22:00:00
[경남비경 100선] (94) 거제 우제봉에서 바라본 바다눈으로 풍덩, 바다愛 빠진다
거제시 남부면 우제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려해상국립공원. 대소병대도 뒤로 다도해가 보인다.
매서운 동장군이 물러가고 가족들과 본격적인 힐링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계절이 돌아왔다.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남부면 해금강까지 국도 14호선 해안도로 20여㎞ 구간에 심긴 동백가로수에는 빨간, 분홍, 흰색 동백꽃이 만개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싱그러운 바다내음과 갯바람을 맞으며 동백꽃을 만끽할 수 있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3월 중으로 반드시 달려 보자. 그야말로 최고의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이회근 기자 2015-03-19 22:00:00
[경남비경 100선] (93) 창녕 화왕산찬바람에도 꿋꿋이 춤추며 봄 맞는 억새
창녕 화왕산 정상부에 펼쳐진 억새밭. 능선 가장자리는 화왕산성이 둘러싸고 있다.
창녕 화왕산(火旺山, 757m)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을의 억새를 떠올린다. 그러나 4월이 되면 진달래의 붉은 물결이 산을 가득 메운다.
‘큰 불의 뫼’란 뜻을 가진 창녕 화왕산(757m)은 4계절 구분 없이 관광객들이 붐비는 명산이다. 봄에는 가파른 산기슭을 온통 붉게 물들여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진달래와 철쭉이 장관을 연출하고, 여름에는 억새의 초원과 계곡, 가을에는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억새의 군무, 겨울에는 설경...김병희 기자 2015-03-12 22:00:00
[경남비경 100선] (92) 양산 용당동 탑골저수지투명한 물 위에 말갛게 일렁이는 봄
대운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양산시 용당동 탑골저수지./성승건 기자/
3월. 아직 쌀쌀하다.
산속 나무와 풀잎은 봄이 왔다고 눈꺼풀을 벗고 머리를 내미는데, 아직 나는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봄이 언제 오려나 기다리는 처지인 것 같다.
봄이 왔는가. 그래 봄은 왔다.
6일은 경칩이다. 개구리도 긴 겨울잠을 깨고 땅속에서 나와, 때묵은 몸을 씻으러 계곡으로 강으로 물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햇빛에 선탠을 하고,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도 하려는 듯이…. 개구...김호철 기자 2015-03-05 22:00:00
[경남비경 100선] (91) 진주 광제산 봉수대봉홧불 올랐던 봉수대 너머 아득한 산과 들
진주 명석면의 광제산은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남쪽의 남해바다와 북쪽의 덕유산 자락이 보일 만큼 주변 시야가 매우 좋아 봉수대 입지로서 최상의 여건을 지니고 있다./진주시/
주말 가벼운 산행으로 경치와 힐링을 즐기고 싶다면 진주시 명석면에 있는 광제산(廣濟山·420m) 산행을 추천하고 싶다.
진주시 명석면과 산청군 신안면, 생비량면에 걸쳐 봉수대가 있는 광제산.
‘백성을 널리 구제한다’는 의미를 가진 광제산은 백두대간인 덕유산에 뿌리를 두고 거창 금원산, 합천 황매산을 거쳐 집현산을 일구었고 두 줄기로 ...정경규 기자 2015-02-26 22:00:00
[경남비경 100선] (90) 함양 휴천면 지리산 용유담용이 노닐며 빚은 듯 신비로운 물길을 찾아서
용유담은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곳으로 지리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호수 같은 느낌을 준다. 바람이 잔잔한 용유담에 흐린 겨울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김승권 기자/
푸른 빛깔을 보고 있노라면 흠뻑 빠져들 것 같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은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잔잔한 물결로 대답할 뿐이다.
지난 6일 찾은 함양군 송전리의 지리산 용유담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비경이다. 용유담은 엄천강의 상류지역이다. 지리산 북부지역의 물줄기가 모여 엄천강이 되며 이 물이 남강을 지나 낙동강...김용훈 기자 2015-02-12 22:00:00
[경남비경 100선] (89) 천자봉에서 바라본 진해만해무에 닿아, 바다 위로 흩어진 하늘
해무가 낀 날은 맑은 날씨가 보여주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의 바닷빛이 약하게 낀 해무로 인해 은은하게 보인다. 창원시 진해구 천자봉(465m)에 오르면 진해 시가지를 비롯해 진해만, 거가대교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진해드림로드는 진해 구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싼 장복산-시루봉-천자봉을 잇는 산중턱에 조성된 폭 6~8m 내외, 길이 26.4㎞의 임도다.이 임도는 모두 4코스로 짜여졌다. 보통 걸음으로 걸으면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1구간은 장복산조...양영석 기자 2015-02-05 22:00:00
[경남비경 100선] (88) 남해 앵강만 겨울 풍경서포의 눈물이런가, 해무에 갇힌 바다
남해 두곡해수욕장에 있는 남해비치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앵강만 겨울 풍경. 해무가 옅게 낀 앵강만은 서포 김만중의 슬픔을 대변하듯 연한 목탄빛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전강용 기자/
지난 27일 오후 1시 15분. 남해 앵강만을 찾았다.
앵강만은 지중해와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조용한 호수 같은 바다다. 이곳을 중심으로 남면, 이동면, 상주면에 걸친 9개 마을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앵강만은 상주면 벽련마을에서 저 건너편 남면 다랭이마을까지 이르는 바다를 말한다. 만을 끼고 한 ...조윤제 기자 2015-01-30 00:00:00
[경남비경 100선] (87) 산청 동의보감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氣센 곳에서 만나는 氣찬 산물결
산청군 금서면 특리 동의보감촌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동의보감촌 앞으로 황매산, 와룡산, 정수산 등 산청의 크고 작은 산들이 펼쳐져 있다./산청군/
‘건강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아마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TV에 각종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다양한 건강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요즘 건강도 챙기고 여행도 즐길 수 있는 ‘웰빙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산청에는 최초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동의보감을 주제로 한 건강테마공원이 ...김윤식 기자 2015-01-23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