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칼럼] 두 개의 문 - 問, 聞 -김지율(시인)問 2012년 6월 27일자 경향신문 1면. 월 15만 원의 노령연금으로 생활해 오다 동반 자살한 노부부의 유서 첫 문장은 이랬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향해 그토록 억척같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그 문장을 본 그날은 하루 종일 우울하고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나...2012-09-28 01:00:00
[작가칼럼] 피에타- 윤덕점(시인) ‘피에타’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가는 내게 동생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비릿해서 싫다고 한다. 그 말은 김 감독의 작품이 그만큼 사실적인 날것의 인간 본성에 닿아 있다는 얘기일지도 모른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단지 본능에 충실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남자 ...2012-09-21 01:00:00
[작가칼럼] 대중 예술의 위력을 보며- 안화수(시인·경남문인협회 사무처장) 지구촌이 박재상의 말춤으로 들썩들썩한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뭇사람에게 끝없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해서 홍대 스타일, 전주 스타일, 마산 스타일 등이 만들어지더니 마침내는 경찰 오빠 스타일, 줌마 스타일을 비롯한 여러 스타일이 봇...2012-09-14 01:00:00
[작가칼럼] 넝쿨째 굴러 온 당신- 김미옥(시인) ‘넝쿨째 굴러 온 당신’이라니….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 온갖 복을 주렁주렁 매단 복덩이가 굴러 들어온다는 건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아닌가? 제목처럼 무언가 기분 좋은 일들이 마구 쏟아지길 기대하며 보기 시작한 주말연속극이다. 하지만 막상 굴러 들어...2012-09-07 01:00:00
[작가칼럼] ‘천천히 와’라는 말- 손영희(시인)‘천천히 와’라는 이 시를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을 때가 있었다. “천천히 와/천천히 와/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울림이 가시지 않는/천천히 와//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천천히 와//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2012-08-31 01:00:00
[작가칼럼] 복날 유감- 조은길(시인)뒷산 어귀 푸성귀 무성한 남새밭 구석에 홀로 묶여 있던 개가 없어졌다. 남새밭 주인 남자가 말복 날 잡아먹었다고 한다. 산보 갈 때마다 눈인사를 나누었던 유난히 눈빛이 선하던 그 개가 채 반년도 못 살고 무참히 죽임을 당했다니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었다. ...2012-08-24 01:00:00
[작가칼럼] 남강 산책- 이정하(수필가) 해질녘이면 강으로 간다. 천천히 걸어 남강에 도착하면 가슴이 열린다. 그곳에 있었던 바위계단이며 물푸레나무가 나를 반기고 청포가 어제와 다른 모습으로 또 나를 반긴다.소리 없이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습지원’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강변에 늘어진 수양버들...2012-08-17 01:00:00
[작가칼럼] 책 이야기- 성선경(시인) 지난 일요일 마산의 한 중고서점에서 내 첫 시집 한 권을 샀다. 내 시집을 내가 샀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중고서점에 내 시집이 나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하고 찾아갔다. 정가가 삼천 원인 시집을 오천 원을 주고 사면서 나는 기뻤다. 내 책장에 달...2012-08-10 01:00:00
[작가칼럼] 웃기는 사람, 우아한 사람 - 백남오 (수필가·서정시학회장)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성격이 가장 많을까. 나는 어느 유형에 속할까. 나의 문학수업 시간에 ‘한국문학의 특질’이란 단원을 공부하면서 학생들과 큰 발견이나 한 듯이 환호하고 힘주어 강조하는 이론이 있다. 조동일 교수의 ‘한국문학의 미적 범주’인데 이를 바탕...2012-08-03 01:00:00
[작가칼럼] 작은 집이 세상을 품고- 박종순(아동문학평론가) 여섯 평 작은 집을 생각한다. 주인 닮아서 바보처럼 서 있는 작은 집. 책 말고는 별다른 짐도 없지만 두 명이 누우면 비좁은, 세 명이 마주 앉으면 무릎이 닿을 그 방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 넓게 보시고, 세계 가난한 어린이들 다 챙기셨던 그 주인 닮아 넉넉한 품을...2012-07-27 01:00:00
[작가칼럼] 한국의 나침반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김병수(시인·마산문협 회장) 사계절을 두고 꽃 질 날이 없는 뜰에 서면, 꽃의 색깔을 보지 않고 그 꽃의 기운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낀다. 너무 선명한 꽃빛이 그 빛을 이울 때까지 간직하지 못함은 세상살이에 내비친 인생무상이나 권력의 종말처럼 역사의 예감된 현실을 접하고 있는 듯하여 대...2012-07-20 01:00:00
[작가칼럼] 자신만을 위해 충실히 산 죄- 이한영(아동문학가) 책장에 꽂혀 있던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새로 읽다가 실로 놀라운 문장 하나를 발견했다. 전에 읽을 때는 지나쳐 버리고 말았던 시의 한 구절, ‘치욕도 명예도 없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충실히 살아온 자도 지옥에 떨어진다.’ 종교적 수사이긴 하지만, 세상에서 죄를...2012-07-13 01:00:00
[작가칼럼] 장마- 김륭(시인)오랜 가뭄 끝에 시작된 장마인 까닭이다. “주말 천둥 번개 소식도 반갑다”는 소리가 신문지상 위에 올라앉던 지난 주말, 나는 장편소설을 읽고 있었다. ‘마르탱 파주’의 . 겨우 스물다섯 나이의 소설 속 주인공 앙투안은 여러 분야의 학위를 가진 전도양양한 젊은이...2012-07-06 01:00:00
[작가칼럼] 독서는 놀이가 되어야 한다- 김문주(아동문학가)많은 학교들이 ‘책 읽는 학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아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권하는 책을 읽어내기도 힘들어 한다. 책을 많이 읽히기 위해 가정에서는 목돈을 들여 전집을 구비해 놓고 ...2012-06-29 01:00:00
[작가칼럼] 소통과 교감- 박서영(시인)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한마디로 말해 보기에 불편한 어떤 것을 가리켜 우리는 그로테스크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그로테스크한 것이 적당한 거리감을 가질 때 그것은 도리어 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2012-06-22 0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