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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의 공모자들- 뉴스를 의심하라

  • 기사입력 : 2014-06-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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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없는 기자단’이 발표한 2014년 세계 보도의 자유 국가별 순위를 보면,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두 계단 낮은 59위다. 일본의 언론 자유 정도가 왜 이렇게 낮을까. 아니면 우리나라가 그나마 나은 편일까? 결론은 둘 다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은 자민당 장기 집권 체제가 끝나고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던 지난 2009~2010년 2년간 언론 자유 국가 순위가 11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하지만 우파가 재집권하면서 다시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런 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정권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지난해 ‘국가기밀에 관한 법률’을 강화하면서 일본의 보도 자유는 한층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외무성 외교안보 전문가 출신인 저자는 일본 보수정권과 언론의 ‘공모-협작’ 관계를 낱낱이 해부했다.

    책은 현재 일본 집권세력이 일본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여기에 언론이 한통속이 돼 벌이는 갖가지 사태들을 거침없이 고발한다.

    저자는 일본 보수정권과 언론의 공모 관계를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꼬집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는데도 원전 재가동 쪽으로 여론을 몰고 가는 것을 대표적으로 들었다. 또 아베가 내세우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언론은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보다도 “아베노믹스에 반대한다면 경기를 호전시킬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가”라는 식으로 국민을 호도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위안부 망언으로 주변국과의 외교적인 논란을 일으킨 인사를 공영방송인 NHK의 회장 자리에 앉힘으로써 언론 장악의 노골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말한다.

    특히 아베정권의 정책을 좌우하는 배후의 요인으로 미국 내 강경 보수주의를 일컫는 ‘네오콘’을 지목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해 원전 재가동, 집단적 자위권과 센카쿠 영토분쟁, 오키나와 미군기지 등 아베정권 주요 정책 대부분이 미국과 깊은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베 자민당의 재집권에 일본 보수 주류 매체들이 지대한 공헌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보수 우파 재집권에 한국 보수 주류 매체들이 절대적 공헌을 한 것을 한국 독자들이 반드시 곱씹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숙제를 던진다.

    그는 서문에서 ‘일본 언론의 보도는 “무엇이 사실인가?”를 전할 의도가 없다. “무엇이 아베 총리가 좋아하는 것일까?” 또는 “무엇을 좋아하지 않을까?”가 보도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많은 일본 국민들이 그런 언론 보도를 신뢰하고 있다. 그리하여 일본의 정치는 위험한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적고 있다.

    또한 ‘유감스럽게도 보도의 부(不)자유성에서 일본과 한국은 전혀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왜곡이 한국에서도 똑같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닐까’라며 안타까워한다.

    결국 저자는 정부의 정책과 언론이 전하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의심을 강조한다. 그는 “만약 우리가 사회나 정치에 무관심하고 눈앞의 정보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선인들이 만들어준 지금의 편안한 환경은 모래알처럼 우리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뉴스를 의심하라!” 한국 국민들에게 바라는 저자의 엄중한 경구다.

    고사키 우케루 저·한승동 역, 메디치미디어 간
     
    정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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