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4일 (토)
전체메뉴

다시, 사람이다(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뜨거운 이야기)

당신과 같으면 옳고 다르면 그른가?
인권운동가 저자가 르포로 기록한
사회경제적 약자의 민주화 투쟁기

  • 기사입력 : 2014-07-11 11:00:00
  •   
  • 메인이미지
    1980년대 전경들이 창원공단 근로자들의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경남신문 DB/
    메인이미지


    민주주의는 과반이라는 말이 있다. 다수의 행복 뒤에 가려진 소수인의 불행.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 다수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면 과연 소수의 권익과 권리는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대부분 소수의 불행은 권력과 제도의 미비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적 관심은 적다.

    노점상을 단속하는 시청과 구청의 주장은 이렇다. 옆에 같이 영업하는 사람들은 세금을 낸다. 그런데 노점상은 세금을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로체증의 원인까지도 제공한다. 이에 반해 노점상의 주장은 다르다. 노점상은 생계를 위한 것이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과는 구별돼야 한다. 만약 국가에서 노점상을 전면 금지하고 단속한다면, 이전에 생계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순서다. 우리도 이 땅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고, 국가는 우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책임이 있다. 국민에게 의무만 부여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다.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가. 장애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도 마찬가지다. 또 권력 앞에 힘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인권도 있다.

    이 책 제목이 말하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준은 사람이고, 그 어떤 제도나 이념도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다. 우리는 때때로 이 상식을 망각한다. 어떤 이념과 주장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소수를 유린하고 심지어 죽이는 것조차 서슴지 않는다.

    이 책은 인권운동가 고상만이 민주화 투쟁과 인권 유린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기록한 르포다. 치열한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당한 이들의 참혹한 사연과 더불어 빈민, 노동자, 장애인, 군인, 학생,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뜨거운 언어로 증언한다. 이 책에서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 현장에서 만나 그의 심장에 남은 사람들을 호출래, 그들의 삶과 투쟁을 기록한다. 객관적 사실을 적시하며 정황에 따른 합리적 추론을 곁들였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광주 희생자 최미애, 민중의 벗 김승훈 신부,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근태가 큰 소리로 연설할 수 없었던 까닭, 노무현과 강금원 등 이 땅의 민주주의에 대한 증언과 기록도 있다.

    또 고아로 자라 1급 장애인이 된 어느 노점상이 노점 철거 현장에서 죽음을 당하게 된 사연을 시작으로, 이지문 중위, 장진수 전 주무관, 권은희 전 경정 등의 양심선언자 이야기, 군대에서 사망한 군인들과 그들 가족이 겪고 있는 억울한 사연,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진 ‘이태원 조중필 살인 사건’의 전모, 성소수자와 학생인권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고상만 저, 책담 감, 1만5000원

    김용대 기자 jiji@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