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7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인이 간절히 기다렸던 ‘청포 입은 손님’은 과연 누구였을까?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화자는 그리운 고향의 모습을 ‘청포도’의 이미지를 통해 제시한다. 마을의 내력(전설)과 하늘의 축복인 햇살이 꽉꽉 들어차 있는 알맹이들은 터질 듯 탱탱하다.
온전한 그 이미지는 ‘때가 가까웠다!’라는 직감으로 번쩍 다가선다. 마음이 들뜬다. 손길이 바빠진다. 육사 이원록의 예언자적 지성이 ‘눈물겨움’으로 다가서는 7월. 이 짱짱한 햇살 아래, 이제 우리는 어떤 손님을 바라고 있는가? 그 손님의 이름을 ‘회복’이라고 불러보면 어떻겠는가? 조예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