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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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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기대 못미친 창원 상남대끼리 야시장

메르스 여파로 ‘내리막’…‘혁신’이 필요하다
‘전통시장 활력화 실험 1년’ 개장 초기 매출 꾸준히 늘었지만
메르스·홍보 부족으로 손님 줄어

  • 기사입력 : 2015-12-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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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안팎의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창원 상남상업지구 안이라 비교적 그렇게 느꼈을 수 있으나 이곳만 놓고 보더라도 한산하다는 표현은 과하지 않았다.

    전통시장을 넘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고, 창원의 새로운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로 지난해 말 불을 밝혔던 창원시 성산구 ‘상남 대끼리 야시장’이 12일로 개장 1년을 맞았다. 혹자는 ‘본 게임에 앞서 연습게임을 치렀을 뿐이다’고 했지만 확실한 건 연습은 처참히 실패했다는 것. 1년 전 시장 2층 중앙통로 110m 길이에 어묵, 토스트, 추러스, 케밥, 튀김 등 먹거리와 머리핀 등 액세서리까지 판매대 42개가 빼곡히 들어섰던 시장은 현재 7개의 판매대만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줄이 줄어들 새가 없던 마약김밥과 아이스크림붕어빵 등 가게풍경도 이제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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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밤 창원시 성산구 대끼리 상남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성승건 기자/

    ◆같은 도전 다른 결과= 비슷한 시기 같은 꿈을 꾸며 불을 밝힌 전주 남부야시장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지난해 10월 31일 시장 중앙통로에서 청년몰 입구까지 110m 구간에 열십 (十)자 배치로 이동 판매대와 기존 상설점포 등 70개 점포로 개장한 남부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에만 운영하고 있다.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6~10시, 4월부터 10월까지는 자정까지 문을 열어 대끼리 야시장보다 시간이 짧지만 행정자치부 조사 결과, 하루 평균 방문객수는 8000여명으로, 운영 전보다 30%가량 늘었고, 시장 매출도 20% 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 자체가 활성화됐다.

    하현수 남부시장상인회장은 “우리는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기존 상인들의 의지가 대단했고 그것은 야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이어져 단합을 굳건히 했다. 100m 거리에 한옥마을이라는 관광 인프라가 있지만 이들이 전주에 오면 낮에는 볼거리·먹을거리가 있지만 저녁에는 딱히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인식했고 그 해결방안을 야시장에 담았다”고 말했다.

    ◆문제점=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창원 상남동 내 33㎡(10평) 기준 보증금은 3000만~6000만원 정도, 월세는 150만~250만원에 이르고 자리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지불하는 권리금은 5000만원에서 최고 2억원까지 간다.

    이 가운데 상남야시장은 1년 임대 보증금 150만원과 월 임대료 30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 마저도 지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상인은 “처음에 개장할 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방문객도 매출도 계속해서 증가했지만 메르스 발생으로 상남동을 오가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던 이후부터는 오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곧바로 다가온 여름에는 조리기구들의 열기 때문에 실내공간이 뜨거워 손님들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으면서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처음 입점 상인 중 70%의 상인들이 손을 들고 나가면서 에어컨 가동비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12일 시장을 찾는 이수현(33·여)씨는 “야시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바깥에 웬만한 가게들과 야시장이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외부 관광객들이라면 일부러 찾아올 만한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창원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지난 1년은 입점상인들에게 자정적으로 관리를 맡겨뒀는데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는 판단 아래 홍보나 기획을 돕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책= 대끼리 상남시장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상권활성화를 꾀하고자 지난 5일까지 2기 입점자 20명을 모집했다. 내부공간을 넓게 활용하기 위해 42개 매대를 20개로 줄인 때문이다.

    류재철 상남시장상인회장은 “이제부터는 상인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월 임대료도 없애고 에어컨 가동비, 청소비, 공공요금 등 관리비 25만원만 부과할 예정이다. 15일부터 새 입점자들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후 주말 즈음 1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개장 초 사람들이 몰릴 때는 기존 상인들의 매출이 많게는 30~50% 증가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보였다. 그만큼 야시장은 꼭 존재해야 한다. 현재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돼 확보된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홍보는 물론,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기념행사를 빈도 높게 기획할 계획이다”며 “향후 보다 체계적인 경영을 위해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광을 위해 창원을 찾은 외부 관광객들의 유입을 늘릴 계획이다”며 “기존 액세서리 점포들이 있던 곳을 창원 홍보관으로 꾸며 창원대빵, 북면막걸리 등 특산품을 홍보할 작정이다”고 밝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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