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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주일만에 탄도미사일 재발사

제재강화 vs 대화 기로…"한미정상회담 계기 적극적 북핵외교 펴야"

  • 기사입력 : 2017-05-21 19: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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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21일 탄도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과 추가 도발 중단 촉구를 일축한 조치로 평가된다.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의 '마이웨이'를 고수할 것임을 보여준 일인 셈이다.

    북한이 불과 일주일 전인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화성-12) 발사에 성공한 뒤 미국은 의외로 북한에 유화적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홍석현 대미특사와 만났을 때 현 단계에서 대북 군사행동을 상정하지 않고 있음을 밝히는 한편 정권 교체와 침략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뒤에서 물어오지 말고 우리를 한번 믿어달라"며 다소 파격적인 '호소 톤'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여기에 더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를 군사적 해법으로 풀 가능성과 관련해 "만약 군사적 해법으로 간다면 믿기 힘든 규모의 비극이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대북 선제적 군사행동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결국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제재·압박과 유화 메시지 어느 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의 완전한 실전 배치를 향해 질주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핵을 포기한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의 처참한 말로를 지켜보며 권좌에 오른 김정은으로선 미국이 '말'로 하는 체제보장 약속을 신뢰하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다. 제재 강화가 따르더라도 미국 본토에 핵공격을 할 수 있는 핵·미사일 역량을 우선 갖추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정권 유지의 길이라는 점이 김정은의 확고한 인식으로 보인다.

    또 설사 제재를 견디다 못해 협상에 나오더라도 그 시점의 핵·미사일 역량을 가능한 한 최고도로 끌어올려 놓는 것이 더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원유공급 중단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신 이번과 같은 중·저강도 도발을 북한이 계속 이어가는 데 대해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애매하다.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제재 결의를 낼 가능성은 작아 보이고,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검 조사로 인해 북핵 드라이브에 충분한 역량을 쏟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달 미중정상회담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의기투합하면서 한때 최고조에 달하는 듯 했던 대북 제재·압박의 동력도 다소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단계에서 대북 선제 타격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한·미·중·일 등 관련국들은 제재·압박의 고삐를 다시 조이거나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등의 해법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할 상황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미·중·일 등 주요국에 특사를 보내고 21일 안보실장(정의용)과 외교장관(강경화) 인선을 시작으로 외교안보 라인 구축에 나선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중요한 도전에 직면했다.

    내달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에서 한미간의 공감대를 마련한 뒤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동참시킨 포괄적 북핵 해법을 만드는데 새 정부가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내정 문제로 북핵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 우려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역발상을 하자면 한국 외교로서는 대북정책의 '운전대'를 넘겨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미국이 납득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한 뒤 한미정상회담 등 계기에 적극적인 북핵 외교를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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