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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윤석열에게 이런 선택은- 윤학(변호사)

  • 기사입력 : 2022-02-03 20: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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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는 새해에 꾸는 꿈이 있다. 아니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일 것이다. 진정 국민을 위하는 정부의 탄생을 지켜보는 것! 그러나 ‘찍을 놈이 없다’는 얘기가 도처에서 들린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은 기존의 정치 문법을 버리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일까.

    그동안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됨으로써 온 나라를 헤집어 놓은 폐해를 목격해 온 국민들은 지금 정권교체의 마법에 걸려 있다. 이 집단적 마법을 이용해 정치인들은 정권 교체를 마법의 주문처럼 외치며 권력을 서로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수없이 정권 교체를 해오지 않았던가. 이번에 정권이 교체된다 한들 대통령에게 또다시 권력이 집중된다면 무슨 소용인가.

    윤석열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선거에 나섰다고 끊임없이 공언한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이다. 정권 교체라는 대의명분마저 어쩌면 선거 날의 운에 좌우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야권 단일화’만이 정권 교체의 확실한 길임을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명백히 알려주고 있는데도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정권 교체가 그의 진정한 소망일까? 국민들은 국가를 잘 이끌어 갈 비전을 바라며 정권 교체를 말하고 있다. 정권 교체는 포장일 뿐 사실은 그 내용물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포장만 크게 외치는 윤 후보에게서 그 내용물을 보지 못해 불안해 하고 있다. 과거 열렬한 지지를 받고 당선된 대통령들도 불행하게 물러났다. 이승만도 박정희도 전두환도 노무현도… 대통령 권한의 비대화가 그 원인이었다. 오늘 문재인 정권의 문제도 권력 집중 때문 아닌가. 주체할 수 없이 넘쳐나는 권력으로 시장에 개입해 부동산이 폭등했고, 공수처라는 괴물 기관을 만들었으며, 탈원전 고집으로 자연환경만 파괴했다. 현 정권의 힘이 분산돼 있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발상은 아예 못 했을 것이다. 그냥 놔두기만 하면 잘 해낼 국민들이 아닌가!

    지금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정권 교체라기보다 권력의 분산이다.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부를 이끌었다는 김대중은 선거를 앞두고 도박을 하지 않았다. 김종필과의 연대로 대통령에 당선돼 권력을 나눴다. 경제와 과학, 환경은 김종필 총리에게, 법무, 국방, 행정은 대통령이 관장하는 연합 정부를 꾸렸지만 국가적 역량을 키워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윤 후보는 정권 교체라는 외침이 그의 진심이라면 지금 도박을 할 때가 아니다. 보수를 괴멸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데도 지지율이 오르자 모여든 보수 정객들, 그들이 단일화나 연합 정부에 관심이 있을 리 없다. 권력이 비대해야 손쉽게 한자리 차지할 그들이 권력의 분산을 바라겠는가. 역사는 인간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남용하기 마련이라는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권력이 집중되면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고, 권력을 좇아 몰려든 부패한 자들이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척결하려다 시련을 겪으며 대통령 후보까지 나서게 된 윤 후보야말로 그걸 바라지 않을 것이다.

    힘이 있을 때 손을 내미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힘 있는 사람이다. 잠재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의 손을 잡고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해 권력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끊어내겠다고, 과학 경제 교육 보건 분야의 안 후보 장점과 국방 법무 외교 행정 분야의 윤 후보 장점을 살려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면 투표장으로 향하는 국민들의 발걸음은 가벼워질 것이다. 그렇게 새 대통령이 탄생 된다면 갈라진 보수와 중도는 물론 진보층으로부터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다. 윤 후보라면 한번 시도해 볼 일이 아닐까.

    윤 후보가 바라는 정권 교체가 단지 문재인에서 윤석열로의 자리바꿈이 아니라, 권력의 집중으로 인한 폐해를 없애고 권력을 분산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정권으로의 교체라고 믿고 싶다. 윤석열의 비전과 안철수의 비전이 빛을 발한다면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국가의 꿈도, 안철수의 과학기술 중심 국가의 꿈도 모두 이뤄질 것이다. 아니 국민 모두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다. 온 국민이 그런 희망을 품고 투표장에 나간다면 얼마나 축복받는 나라가 될 것인가.

    윤학(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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