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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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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특집 가야왕도 김해] 잠들어 있는 금관가야 세계유산으로 깨어나나

금관가야 가락국 태동 지역답게 유적 161곳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가야고분군은 4곳

  • 기사입력 : 2022-03-02 0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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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가야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가운데 가야유적의 보고인 김해의 고분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관가야의 고장 김해는 가락국이 태동한 지역답게 곳곳이 유적이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지난 2018년 가야유적 분포 현황에 의하면 김해에는 무덤 유적 66곳, 생활 유적 41곳, 산업생산 유적 4곳, 정치국방 유적 7곳, 유물 산포지 42곳, 기타 1곳 등 161곳에 가야유적이 있다. 드러난 곳만 그렇다.

    이렇듯 다양한 가야유적 가운데 금관가야 지배층 묘역인 대성동 고분군은 영호남 7개 지자체의 가야 고분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유네스코 자문기구에서 심사 중으로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6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사료 부족으로 한국 고대사에서 소외된 가야사의 재조명이 보다 탄력을 받는 동시에 국제적인 역사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5세기 지배집단 묘역 대성동 고분군은
    영호남 연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예안리·양동리 고분군서도 유물 대량 출토
    가야 형성·변화상 등 다양한 모습 보여줘

    시, 미발굴 고분군 지속 조사·연구 계획
    2000년 전 찬란했던 가야문화 부활 기대

    금관가야 지배층 묘역인 김해 대성동 고분군 전경. 대성동 고분군은 영호남 7개 지자체의 가야 고분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해시/
    금관가야 지배층 묘역인 김해 대성동 고분군 전경. 대성동 고분군은 영호남 7개 지자체의 가야 고분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해시/
    양동리 142호분 출토 환두대도.
    양동리 142호분 출토 환두대도.

    대성동 고분군은 국립김해박물관과 수로왕릉 사이 동서로 뻗은 길이 약 300m, 높이 20m 구릉지대에 있는 5만6762㎡(1만7170평) 면적 무덤들로 1991년 1월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341호로 지정됐다. 1~5세기 지배 집단의 무덤 자리로, 고인돌을 비롯해 널무덤(토광묘), 덧널무덤(토광목곽묘),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 등 가야시대 여러 형식의 무덤이 발견됐다. 유물로는 토기류와 철기류, 목류, 중국제 거울 등이 출토됐으며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2020년 10월 보물 제2081호로 지정됐다.

    김해에는 대성동 고분군처럼 역사적 가치가 높아 사적으로 지정된 가야 고분군이 3곳 더 있다. 한국 고대사에서 철기문화에 바탕한 활발한 해상 교역으로 융성했던 가야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들로 위치는 구산동과 대동면 예안리, 주촌면 양동리로 흩어져 있다.

    사적 제75호 구산동 고분군은 수로왕비릉에서 동북쪽으로 100~500m 떨어져 있으며 현재 2기만 확인되지만 원래는 더 많은 무덤들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무덤 안에 관을 넣는 방(현실)을 만들고 그 위를 흙으로 쌓아 둥글게 무덤의 형태를 만든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의 구조로 미뤄 김해에서 시대가 가장 늦은 무덤 중 하나이다. 낙동강 하류지역에서는 많지 않은 굴식돌방무덤이자 가야의 중심지였던 김해 시내에 있어 가야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양동리 제78호분 출토 갑주.
    양동리 제78호분 출토 갑주.
    예안리 고분군 출토 유물.
    예안리 고분군 출토 유물.

    사적 제261호인 예안리 고분군은 시례마을 주변에 있으며 여러 차례 발굴조사 결과 가야 때의 각종 무덤 형태가 중복돼 나타났으며 가야인의 뼈가 많이 발견됐다. 널무덤(토광묘) 64기, 구덩식장방형돌방무덤(수혈식장방형석실묘) 108기, 독무덤(옹관묘) 24기, 앞트기식방형돌방무덤(횡구식방형석실묘) 16기 등 총 212기가 발견됐다. 널무덤은 예안리 무덤들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으며 독무덤은 길쭉한 2~3개의 항아리를 연결해 만든 것으로 전체 길이가 1m 미만이며 구덩식장방형돌방무덤에 인접해 있는 것으로 보아 친근관계에 있는 어린아이용 무덤으로 보인다. 150호 널무덤에서는 투구가 발견됐으며 각 무덤들마다 사람 뼈들이 나와 무덤의 주인공을 밝히는 데 좋은 자료가 된다. 무덤 형태나 출토 유물로 보아 가야 전기에서 후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진 유적이다.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양동리 322호분 출토 유명동정.
    양동리 322호분 출토 유명동정.

    양동리 고분군은 사적 제454호로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대에 걸쳐 형성된 고분군으로서 발굴조사 결과 다양한 묘제(묘에 대한 관습과 제도)와 수많은 유물이 출토돼 가야국 형성기부터 발전기까지 역사적 사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1984년 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처음으로 발굴조사가 이뤄진 이래 1990~1996년 동의대학교 박물관에 의해 4차에 걸친 발굴 조사가 이뤄져 목관묘, 목곽묘, 석곽묘, 옹관묘 등 548기의 유구와 토기, 청동기, 철기 등 51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270호분 출토 수정 목걸이와 322호분 출토 목걸이는 지난 2020년 10월 보물로 지정됐다. 확인된 유구는 묘제의 변천 과정과 연대 규명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이며 출토된 각종 유물은 시기별 가야문화의 실상과 변화상을 한눈에 보여줄 뿐만 아니라 국제성을 띤 가야문화의 세련된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이 밖에 칠산동 고분군과 주촌면 원지리 고분군은 각각 경남도 기념물 제98호와 제290호로 지정돼 있다.

    김해시는 경상남도지정문화재인 칠산동, 원지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승격 신청할 계획이며 미발굴된 가야 고분군을 지속적으로 조사 연구해 2000년 전 찬란했던 가야역사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김해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왕도 김해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종구 기자 jg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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