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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텐트폴 영화- 권태영(문화체육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3-08-16 19: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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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트폴 영화(tentpole movie)는 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한 자본 투입으로 제작해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를 뜻한다. 텐트를 세울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기둥을 뜻하는 텐트폴(tentpole)을 영화에 대입한 말이다. 2010년대 이후 할리우드에서 한국 영화 업계로 전파된 업계 용어로 알려졌다. 영화 제작에 투입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흥행에 실패한 다른 영화의 손실을 메우고 다시 제작비로 투입될 수 있어 텐트폴 영화의 흥행은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에게는 중요하다.

    ▼한국 영화시장에서는 7월 말과 8월 초, 12월 중순을 성수기로 꼽는다. 휴가 기간이 분산됐다고 하지만 7월 말과 8월 초는 여행 업계나 숙박 업소에 성수기를 넘어 극성수기로도 불릴 만큼 많은 회사들이 전체 휴가를 쓰고 있고, 학생들도 방학을 맞는 시기이다. 12월 중순에 개봉한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관객 동원에 나설 수 있기에 배급사에서는 신경을 많이 쓴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는 ‘밀수’를 시작으로 ‘비공식작전’, ‘더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4편의 국내 영화가 개봉했다. 해녀들이 밀수에 가담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밀수는 관객 400만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넘었지만 비공식작전과 더문은 흥행 참패 가능성이 높다. 여름 텐트폴 영화 중 가장 늦은 지난 9일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을 소재로 다뤘음에도 주연들의 열연으로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공자의 제자인 유자는 논어에서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열린다)이라는 말을 했다. 한국 영화 시장은 코로나19 이전보다 급등한 티켓 가격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급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작품을 만들어 호평을 받아야 관객들을 다시 영화관으로 불러 모을 수 있지 않을까.

    권태영(문화체육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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