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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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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청년에 투자하자- 박태종 (경남도립남해대학금융회계사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11-21 21: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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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졸업생 초청특강이 있었다.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한 졸업생이 과거와 다른 대학 풍경에 놀라워했다. 5~10명 단위로 이루어지는 강의 환경, 전자칠판과 컴퓨터로 비대면 수업까지 동시 진행이 가능한 시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40년이 되면 절반 이상의 대학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처럼 출생아 25만명에 대학입학정원 47만명 선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경남에서 생존 가능한 대학은 20%에 불과하다.

    지방대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권마다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지방대 운영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청년이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데 자리가 제한돼 있으니 수도권 쏠림이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댐, 공항 등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경제 정책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인적은 드물고 두꺼비만 몰린다는 이른바 두꺼비 도로가 생겨났다. 건설 위주 부양책에서 청년은 철저히 배제됐고, 청년이 가난해지면서 사회도 활력을 잃어버렸다.

    노령연금과 복지비 증가로 노인천국이 된 이탈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복지를 지탱해야 할 청년층은 가난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면,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들이 청년복지비용을 줄일 때 역으로 청년에 투자했다. 공교육으로 대학까지 무상으로 다닐 뿐 아니라 졸업 후 취직에 실패하면 실업수당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독일은 청년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체가 되면서 시장을 지탱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단 취직하고 고용보험에 들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취업에 실패하면 아무 지원도 못 받는다. 그러니 청년들은 당장 생계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경쟁력을 높여 더 나은 곳에 취직할 기회 자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이처럼 청년의 삶이 방치되면서, 우리 경제의 미래는 물론 기성세대의 노후까지 위협받고 있다. 모든 세대의 미래를 위해 청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청년이 사라지는 시대에 위기감을 느끼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박태종 (경남도립남해대학금융회계사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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