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BS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서 ‘대상’ 수상
청량한 목소리·호소력 있는 표현력으로 무대 장악
리틀싱어즈로 활동, 각종 뮤지컬대회 상 휩쓸기도
“뮤지컬·트로트·가요 다 잘하는 좋은 가수 될래요”

임영웅, 송가인, 송소희, 이찬원, 정동원의 공통점을 아는가. 모두 KBS 전국노래자랑 출신 스타다. 2023년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대상을 받으며 미래의 ‘전낳스타(전국노래자랑이 낳은 스타)’로 주목받는 창원 어린이가 있다. 창원 북면에 거주하는 이주은(12)양. 주은양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열창하며 관객을 압도했다.

사실 주은양은 이미 뮤지컬계에선 입소문이 난 영재다. 지역 합창단인 경남리틀싱어즈 활동을 하면서 전국구 뮤지컬 대회의 최고상을 휩쓸고, TV의 뮤지컬·합창단 경연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든 장르를 소화하는 만능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많은 주은양을 지난 16일 창원 더클라우드 아트홀에서 만났다.

KBS 전국노래자랑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은양이 지난 16일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내 연습실에서 장래 희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할머니 권유로 참여한 전국노래자랑=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어요.” 전국노래자랑 대상을 받은 기분을 묻자 환한 표정으로 답했다. 전국노래자랑 함안편에서 할머니의 애창곡 ‘칠갑산’을 구성지게 소화하며 장려상을 받았던 주은양에게 연말결선의 목표는 사실 인기상이었다.

“대회 참가자분들 중에 제가 가장 어리더라고요. 인기상을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인기상에 호명이 안 돼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대상이라고 해서 너무 놀라 실감이 안 났어요. 그다음 날 되니깐 실감이 나더라고요.(헤헷)”

지난해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대상을 받고 있는 모습.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은 한 해 동안 배출된 수백명의 수상자들이 예심을 거쳐 실력을 겨루는 ‘왕중왕’ 대회다. 게다가 주은양은 대회 일주일을 앞두고 다른 참가자와 노래가 겹쳐서 곡을 급하게 변경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최연소로 ‘가왕’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대상 수상 이후 주은양을 알아보고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고, 스카우트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은양은 “아직 유명한 건 모르겠다”며 “그래도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살짝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은양이 16일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내 연습실에서 장래 희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한눈에 반한 뮤지컬에 5년 올인= 주은양이 춤과 노래를 본격 시작한 것은 8세부터다. 우연히 관람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에서 합창단 ‘리틀싱어즈’ 무대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언니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고, 무대를 보면서 저 무대에 나도 서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났어요.”

다음 날 주은양은 리틀싱어즈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엄마에게 가져다 주면서 입단을 졸랐다. 주은양의 엄마 공해숙 씨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라서 걱정을 좀 했는데, 아이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너무 재미있어 하고 열심히 해서 활동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리틀싱어즈에 입단한 2학년 꼬마는 6학년 메인 역할을 맡는 맏언니가 될 때까지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리틀싱어즈로 SBS 합창단 경연프로그램 싱포골드에 참가해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합격 메달(트리플 골드)을 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22년 동아뮤지컬콩쿠르 초등 1위, 2022년 아리인뮤지컬경연대회 초등 1위, 2023년 난파전국음악콩쿠르 뮤지컬 분야 전체 대상, 2023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뮤지컬콩쿠르 전체대상을 수상하며 전국구로 이름을 날렸다. 또 지난해 광복절 특집 뮤지컬 김마리아의 주인공 아역으로 캐스팅돼 정식 무대에도 데뷔했다.

이주은양의 뮤지컬 공연 모습.

이주은양의 뮤지컬 공연 모습.

채널A ‘뮤지컬스타’에 출연한 주은양.

이주은양의 뮤지컬 공연 모습.

“노래하는 게 너무 즐거워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처음에는 노래를 잘 못해서 큰 대회에서 많이 떨어지고 했는데 계속 도전했더니 점점 실력이 늘고 1등도 한 번씩 받고 하는 것 같아요.” 힘들 때는 없을까. “연습하면서 친구들이랑 한 번씩 좀 안 맞거나 길게 연습하면 배가 고플 때가 있긴 한데, 노래가 힘들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연습하는 게 너무 좋아서 저희끼리 놀듯이 하니깐 너무 시끄러울 때가 많아 감독님께 혼나긴 해도요.(웃음)”

리틀싱어즈 권안나 단장은 “주은이는 처음부터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는 게 느껴졌고, 그만큼 열심히 해서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주은이의 강점은 순수한 감성을 가지고 있고, 감정이입을 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은양이 16일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내 연습실에서 열창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은양이 16일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내 연습실에서 열창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대상을 받은 이주은양이 16일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내 연습실에서 열창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모든 장르 소화하는 만능가수 꿈꿔= “저에게 노래는 가족 같은 존재예요. 늘 제 옆에 노래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저는 놀 때도 노래 부르고 샤워할 때도 노래 부르는데, 밤늦게 노래를 부르다가 아빠에게 혼날 때도 있지만 저는 그냥 늘 노래를 하고 싶어요.”

해맑은 소녀가 노래할 때면 성인을 능가하는 호소력을 보여주는 비법도 궁금했다. “저는 슬픈 노래를 많이 부르는 편인데, 슬픈 감정을 위해서 엄마가 없어졌다고 상상하기도 해요. 그리고 행복한 노래를 부를 때는 엄마가 휴대폰이나 아이패드처럼 제가 갖고 싶은 걸 사준다는 생각을 하면 저절로 광대가 올라가죠.”

주은양의 꿈은 만능가수다. “가요를 부르다 보니 제가 좀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뮤지컬처럼 점점 실력을 쌓아서 트로트나 가요 분야에서도 발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뮤지컬도 잘하고 가요도 잘하고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가수가 되고 싶어요.”

주은양의 롤모델은 가수 김수찬과 옥주현이다. 이들처럼 천상의 목소리와 다재다능한 끼로 무대를 장악하는 주은양의 모습을 머지않은 미래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