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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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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1월의 노인

홍순호 소설가

  • 기사입력 : 2024-01-29 08: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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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안 잊고 살았던 어휘였습니다. 오래전 왔다가 홀연히 떠났던 음절이었습니다.

    나는 그와 상호 작용하며 호흡하지 못했습니다. 내 삶과 문학과 나누어 분배하지 못했습니다.

    나눔의 현상은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허공을 배회하다가 그가 돌아왔습니다.

    형태를 분류하면 이타적이고, 때로는 소름 끼치게 차갑습니다.

    이름은 무정 명사입니다.

    그것이 원인되어 사람들은 울기도 합니다. 아프기도 합니다.

    고통에 시달립니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불현듯, 내 마음에 쏟아져 들어오는 그것.

    그것은 냄새도 색깔도 소리도 없이 그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는 겨울 베란다에 앉아 덥석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을 받아 안고 내 아내 당신에게 보냈습니다.

    저만치 있었던 사랑.

    사람들은 그것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어떤 때에는 상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불꽃처럼 타오르기도 합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그 객관적상관물,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은 아름답게 진화되어 할머니 되어버린 아내

    당신에게로 강물처럼 흐르고 들꽃처럼 피어납니다.

    나의 사랑을 아내 당신에게 이식합니다.

    노인, 나 이제 새해에는 고독 외로움의 단어를

    내 마음에서 지웁니다.

    홍 순 호 소설가
    홍순호 소설가

    홍순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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