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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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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담은, 나무의 흔적

사진가 이열 ‘남해신목’전, 25일까지 남해유배문학관

  • 기사입력 : 2024-03-06 08: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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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사진가’ 이열이 남해에서 ‘남해신목-시간의 기억’을 주제로 사진팬과 만난다.

    이열은 ‘푸른나무’ 시리즈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섬 나무 시리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올리브나무, 마다가스카르 바오밥나무, 피지 맹그로브 등 해외의 경이로운 나무를 렌즈에 담는 나무 사진가로 이름이 높다.

    남해에서 열리는 전시는 작가가 지난 5년간 작업한 섬 나무 시리즈인 ‘제주신목’, ‘통영신목’, ‘신안신목’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이를 뒷받침하듯 작가는 지난 2022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수시로 남해를 찾아 천연기념물과 보호수 등 노거수를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남면 느티나무
    남면 느티나무
    남상리 소나무
    남상리 소나무

    작가는 해가 지고 난 후 어두운 밤에 나무에 조명을 주는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촬영에 활용한다. 조명의 색과 종류, 확산의 정도와 밝기 등을 섬세하게 조절하여 살아 있는 나무에서 받은 각각의 느낌을 그만의 방식으로 다시 사진에 투영한다.

    마치 인간 세상의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나무에 조명을 주는 사진적 장치를 통해 ‘나무도 인간과 똑같은 이 지구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는 남해에서 받은 느낌을 녹색과 청색, 노란색으로 주로 표현했다. 전시장에서 만날 작품은 다소 몽환적이면서 따스한 느낌이 강하다. ‘물건리 방조어부림’의 경우 마을 주민의 시각에서 방조어부림을 조망하고 있다. 마을 쪽에 있는 논에 푸른 조명을 비춰 마치 방조림 뒤에 있는 바다를 방조어부림 앞으로 끌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뿐만 아니라 사람의 동반자로서 나무의 흔적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물건리 방조어부림./남해군/
    물건리 방조어부림./남해군/

    영지리 팽나무의 금줄에 대해 그는 작가노트에서 “인간이 나무에 의지하며 기원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다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그 다짐이 쌓여 신념이 되고 험한 자연과 더 험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용기가 되었다”고 적었다. 나무와 사람의 신뢰와 동반의 관계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열 작가는 “나무를 가꾸고 가까이해온 남해의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보고, 또 전시를 통해 자부심을 갖고 나무를 더욱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일부터 25일까지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다.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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