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소쿠리] `한갓` 두 자에 불과하지만, `온갖`때문에 서러워...
- 기사입력 : 2005-06-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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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갖 미물에게도 고향은 간절하게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얼핏 봐서 이 글에서 틀린 낱말이 없는 것 같지만, `한갖'은 `한갓'이 바른말입니다.
`한갓'의 뜻풀이는 `단지, 오직, 그것만으로.
`한갓'을 `한갖'으로 틀리게 적는 이유는 아마 `온갖'이라는 말 때문인 듯합니다.
`온갖 노력을 다하다'라는 말을 할 때 쓰이는 `온갖'에 `ㅈ'받침이 붙으니까, `한갓'이 아니라 `한갖'인 줄 아는 것이겠죠.
인터넷 검색을 하면 `한갖'을 당당하게(?) 쓴 글귀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달은 이미 옥토끼가 사는 신비의 대상이 아닌 `한갖' 먼지와 사막으로 뒤덮인∼.
☞ `한갖' 미물인 갈매기한테 빼앗긴 복권 한 장에 그녀는 내 돈 내 돈을 외치며∼
☞ 세계 TV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은 이라크 전쟁을 `한갖' 전쟁 오락물 수준으로 격하하면서∼
☞ `한갖' 저의 고민거리일까요? ☞ 출세와 명예, 부귀영화 모든 것이 `한갖' 꿈에 불과하고∼
☞ 화음과 선율에 익숙한 귀는 불협화음과 `한갖' 삑삑거리는 소음처럼 들리는∼.
참 많지요? 교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물론 신문과 잡지 사이트에서도 틀리게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갖'은 사전에 없는 말임을 확실히 기억합시다. `한갓' 두 자에 불과하지만요. 허철호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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