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게선 외로운 타관의 냄새가 난다
코끼리 숨결 배인 낯익은 남방의 탑신
어디서 어떤 연류로 이곳까지 왔느냐?
아서라, 묻지 마라 퇴락한 이씨 왕가에
기꺼이 뼈를 묻는 문지기가 될 일이다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여도 벌써 백년이 지났다
낯익다. 우리 것이라서 낯익은 게 아니라 동남아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본 탑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1470년대 중국에서 만들었는데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 역력하다. 일제 강점기 때 어느 상인이 만주에서 가져온 것을 이곳 창경궁 후원 춘당지 연못가에 세웠다고 한다. 한때는 창경원이라 하여 동물원이 되었다가 다시 창경궁으로 궁 이름을 되찾았는데, 이래저래 사연 많은 궁궐과 탑이란 생각에 마음이 짠하다.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15)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12) 구미시 죽장리 오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10) 하동 탑리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9) 의령보천사지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8)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6) 월출산 용암사지 3층 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5)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4)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3) 양산 통도사 봉발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2) 인제 봉정암 5층 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1) 산청 법계사 삼층석탑
- [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천년의 얼 깃든 석탑, 사진과 시조로 전합니다(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