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7일 (금)
전체메뉴

[맘프 MAMF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축제 되려면] (중) 문제점

방문객 대부분 경남도민…‘지역축제’ 한계 넘어서야

  • 기사입력 : 2023-10-18 20:46:01
  •   
  • 경남의 문화다양성축제 맘프(MAMF)가 축소 없이 계속되려면 지속가능한 국비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 축제의 방향성과 체계를 재정립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로 축제가 18년 역사를 맞이한 상황에서 맘프가 대표적으로 추구하는 ‘다문화수용성 확대’와 ‘이주민 문화권리 신장’ 취지에 실제 축제가 부합되고 있는지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맘프 찾은 방문객 거주지 조사
    창원 75.7% 등 경남지역이 85.6% 달해
    준비부터 일반 관람객 유치 방안 필요

    일부선 “이주민 입장 잘 반영 안돼”
    다양한 음식 부스·음식수 부족 평가
    도비·시비 지원에도 평가·책임 부족


    ◇지역·이주민에 참여 국한 = 지난해 맘프에 참여·방문한 사람들 전반에서는 프로그램에 만족을 표하는 등 축제가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방문객의 지역 대부분이 도내, 그중에서도 축제가 열리는 창원지역으로 집중되는 등 여타 지역에서의 관광인구 유입이 과제로 도출됐다.

    우리 사회의 문화다양성 증진을 추구하는 이색적인 축제임에도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다문화에 관련이 있는 등의 조건에서 방문이 주를 이루면서 ‘그들만의 축제’라거나 단순히 ‘지역축제’ 성격으로 소모된다는 해석이다.

    축제 주최측인 (사)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는 지난해 축제를 통해 문화다양성 인식을 높이고 해외 참여로 국제교류 및 글로벌 축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한국문화관광포럼에 의뢰해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2022 평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 용역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기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전체 11개 행사평가 항목(축제만족·타인추천·향후관람·편의시설·이동용이·프로그램·안전시설·현장안내·사전홍보·상품만족·접근성 등)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각 항목에서 5점 만점에 3.5점 이상 4점대의 수치를 기록하며 긍정 평가가 도출됐고, 특히 축제 추천 및 향후 관람 의향 항목에서 모두 4점을 넘었다.

    또 이 조사에서 이주민들은 맘프에서 ‘명절’이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등 같은 국가 출신의 이주민을 만날 수 있다는 데 만족도가 높았다고 조사됐다.

    반면에 방문객 지역이 창원으로 집중되고 일반 관람객 참여가 미비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맘프 2022 찾은 방문객 거주지 조사에서 창원시가 75.7%, 경남도로 확장했을 때 85.6%였고 이외 지역은 14.4%에 불과했다.

    (사)한국문화관광포럼은 연구보고서에서 “행사평가항목 중 사전홍보 항목 순위가 9위로 하위권에 있고, 인터뷰 조사에서도 일반 관람객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보였다. 축제가 내세우는 대표적 가치인 문화다양성 확대와 지역 활성화 도모를 위해 관광객 유치는 필수사항으로 추후 축제 준비단계부터 방문객 유치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광객은 지역민보다 축제 흥미와 지출비용이 높게 형성된다는 점에서도 일반 관람객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창원 용지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맘프(MAMF) 축제에서 캄보디아 참가자들이 ‘다문화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경남신문 DB/
    2019년 창원 용지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맘프(MAMF) 축제에서 캄보디아 참가자들이 ‘다문화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경남신문 DB/

    ◇이주민 니즈 반영 미흡?= 여타 지역에서의 맘프 방문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타 일반 축제와의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이주민들로부터 나온다. 결국 이주민들이 원하고, 원주민들이 다문화축제에서 기대하는 것이 충족돼야 한다.

    과거 맘프에 참여했던 이주민들 사이에선 ‘축제를 위한 축제’로 축제 전반에서 자신들의 입장이 잘 대변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A(우즈베키스탄)씨는 “이주민들을 위해 쓰는 건 적고, 한국가수 부르고 광고하는 데 돈을 쓰는 게 이해 안 간다. 한마디로 지금 맘프 참여하는 사람들은 축제 의미가 좋으니까, 자기 고향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견디는 거다. 불만 있다고 참여 안 하면 자기 나라 자리가 없어질까봐”라고 말했다.

    B(몽골)씨는 “돈 벌려는 목적의 행사인지 이주민들을 위한 축제인지 모르겠다. 음식체험부스를 운영할 때, 퍼레이드 참여에도 비용이 들어 교민회에서 돈을 걷으니 참여에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다 보니 예전에 비해 축제 음식 가짓수 등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고, C씨는 “예전 음식체험이나 부스를 맡을 때 자릿값을 받아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문화다양성축제 맘프 2022 연구용역 내 개선할 점 조사에서도 “인터뷰 조사에서 각국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기대감 있었으나 다른 축제 음식 부스와 차이가 없고 음식수가 적다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 나타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축제사무국은 맘프는 여타 축제와는 다른 참여형 축제가 특성으로 기획 전반에 교민회를 참여하게 함으로써 축제에 대한 이주민들의 참여도나 충성도가 높은 것이 그 이유라는 입장이다. 현재 맘프는 이주민들을 위한 축제와 원주민들을 위한 축제로 분류해 기획하는 구조로 돼있다. 지난해 박칼린 감독과 같이 해마다 섭외하는 총감독이 축제전반, 특히 원주민들을 위해서 연출을 한다면 이주민들을 위한 축제는 축제 추진 실무위원들로 참여하는 14개 나라 각 교민회 대표들이 꾸린다고 사무국은 설명했다.

    ◇예산 지원하지만 평가·책임 부족= 이처럼 문화다양성을 증진하고 이주민들에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공익적 목적의 축제를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있다는 특성상,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은 과거부터 있었다. 무엇보다 경남도와 창원시 등이 예산을 지원함에도 평가나 책임에서는 멀어져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8년 11월 14일 경남도 행정사무감사 기간 당시 문화복지위원회 김경영(민주당) 도의원은 “맘프 3일 행사에 한 해 지원되는 경비가 도에서 3억원이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전체적인 축제에 대한 평가들을 경남도나 창원시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책임성 면에서 붕 떠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고, 이듬해 1월에는 “2016~2017년 맘프 자료를 봤는데 실과 차원에서 그동안 이렇게 사업비가 집행되고 회계처리가 된 건지 의문이 들었다. 산출 기준이나 이런 근거들도 제대로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사업보고서는 처음 본 것 같다”면서 경남도에 몇년간의 맘프 사업추이 감사를 요청한 바 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현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