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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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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프 MAMF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축제 되려면] (하) 발전 방향

이주민·원주민 함께 어우러진 축제 만들어야

  • 기사입력 : 2023-10-19 21: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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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민 출연·원주민 관람 형태 탈피
    양측이 섞일 수 있게 저변 확대해야

    개선 방향 올바르게 도출하려면
    18년째 열리는 축제 인지도 점검 필요

    향후 문화다양성 확대 구현 위해
    미래 열어갈 아이들 참여 끌어내야

    지자체, 재정과 함께 행정 지원하고
    전문가 참여하는 상설 조직 구성을


    축제 주최측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우리 지역의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MAMF)가 ‘대한민국 최대 규모 다문화 축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일반적인 지역 축제와 다르게 지역의 특산품이 아니라 이주민들의 문화를 소비하게 하고, 이주민들이 호스트로 참여해 축제를 꾸린다는 데서도 독보적이다.

    때문에 맘프가 ‘대한민국 최대 다문화축제’에서 나아가 ‘아시아 대표 다문화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금처럼 이주민의 참여를 유지·발전시키되, 이주민이 보여주고 원주민이 관람하는 일방적인 형태가 아닌 모두가 섞일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네 일상에서부터 원주민과 이주민이 섞이도록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먼저다.

    프로그램 고도화를 위한 지자체의 행정력 투입 등 상설적인 축제 추진기구의 마련도 요구된다.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MAMF)2023’ 행사가 20일부터 22일까지 창원 용지문화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가운데 19일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전강용 기자/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MAMF)2023’ 행사가 20일부터 22일까지 창원 용지문화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가운데 19일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전강용 기자/

    ◇인지도 등 중간점검 먼저= 축제 개선방향을 올바르게 도출하자면 올해도 18년째를 맞은 축제에 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축제가 대상자로 삼는 이들의 인지 여부 파악이 먼저다.

    창원대학교 다문화진흥원 관계자는 “다문화쪽 일을 오래 했지만 17년 이상된 지도 몰랐다. 이 정도 역사라면 전체적인 설문조사 등으로 객관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다문화축제라는 게 지역이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면 전국 단위로 어느 정도 인지하는지를 먼저 조사해야 한다. 축제를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 단위의 행사를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니겠냐”고 했다.

    ◇‘다문화사회’ 미래세대 참여를=한국장학재단과 10여년째 다문화학생 멘토링사업에 참여 중인 경남대학교 현호근 교수 역시 “외부에서 보는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맘프를 잘 모른다는 인상을 받는다. 당장 주변 교수·학생들 스무명 남짓에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한다. 국가 지원도 받는 좋은 축제를 아는 사람 없고 그들만의 축제에 머무는 건 아쉽다는 말로도 모자란 만큼 일반인의 참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현 교수는 축제 취지인 문화다양성 확대를 구현하려면 미래를 이끌 아이들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현 교수는 “아직도 다문화에 대해선 시혜적인 시선이 많다. 모두가 어울리는 게 주목적인데 정책은 베푸는 데 그친다.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건 교육밖에 없다. 일반 아동부터 문화다양성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축제 후원 등 대학과의 협업과 지역 아동센터 연계를 제안했다. 그는 “도내 있는 270개 정도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다문화 학생들만 6000~7000명이 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다문화멘토링 사업 등을 하는데, 축제와 연계한다면 목적이 더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를=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문경희 교수는 어느 한쪽이 관람하는 형태가 아닌, 마치 ‘샐러드볼’처럼 이주민 나라의 문화와 대한민국 문화가 섞였을 때 축제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 제반 환경과 문화다양성 축제가 갖는 태생적인 문제긴 하나, 이주민들이 꾸려서 보여주니 한국인들은 관람객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약간 볼거리·먹거리 중심으로 가는데 이게 나와는 별개의 문제인 상황이 된다. 사실 축제라는 건 오너십, 참여하는 주체성이 있어야 참여도가 높아지는 만큼 한 무대로 같이 올라가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무언가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화다양성은 각자 다른 게 아니라 샐러드볼처럼 섞이고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는 웃는 탈이 있다면 어느 나라는 우는 모양의 탈이 있다든가와 같은, 자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이게 한국과 섞여서 어떻게 기념할 만한가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 재정 더해 행정 지원도= 수년간 맘프 평가 연구를 해왔던 경남대학교 선종갑 산업경영대학원장은 다문화 특성상 축제를 민간에서 주관하되 관에서 관광객 유입 등 참여분위기를 제고한다든가, 축제와 관련한 조직적인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선 교수는 “도 대표축제로 네이밍하는 등 힘을 보태주고, 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행정적인 면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지금 맘프는 지역의 다른 큰 규모 축제들과 다르게 문화예술 부서가 아니라, 다문화 지원 부서에서 맡고 있다 보니 축제경영측면에서 행정력을 투입한다거나 하는 도움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사회통합 측면에서 맘프는 전국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는 축제인데, 외국인노동자 등 규모를 보자면 여타지역에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는 어젠다인 만큼 경남이 우위를 점했을 때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성 갖춘 상설기구도=이와 관련, 이주민 참여와 프로그램 고도화 등 축제 업그레이드를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축제추진 상설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맘프 추진 조직은 추진위원회 형태로 산하에 사무국을 마련해 운영 중이나 예산 문제로 8~9개월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또 최근 도의회선 지난해 기준 총감독 등 기획인력을 섭외하는데 4800만원, 해외아티스트 초청대행 업무에 1억1000여만원 등 적지 않은 예산을 쓰면서 기획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문화관광포럼은 지난해 맘프축제를 평가하며 “상시적 교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설조직체로 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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