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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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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방산 발목 잡은 ‘한수은법’ 신속 처리하라

  • 기사입력 : 2024-01-15 19: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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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와 맺은 30조원 규모의 무기 2차 수출계약이 국회의 입법 지연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7월 FA-50 전투기, K9 자주포, K2전차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과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이 가운데 K9 자주포와 K2전차 물량은 1, 2차에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17조원 규모의 1차 계약에선 한국수출입은행(이하 한수은)과 무역보험공사가 12조원을 폴란드에 빌려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2차 계약을 위해서는 폴란드에 추가로 무기 구매 대금을 빌려주어야 하는데, 현행 한수은법으로는 추가 대출에 한계가 있어 여야 의원들이 한수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의 나태로 표류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윤영석, 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한수은법 개정안은 폴란드에 최소 4조에서 8조원까지 대출해줄 수 있도록 한수은 자본금을 현행 15조원에서 25조~3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법안은 여야 어느 쪽도 반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성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만 한 차례 심의된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4·10 총선을 앞두고 있어 15일부터 시작된 1월 임시회에서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21대 국회의원 임기 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가 입법을 방치함으로써 경남도내 방위산업체의 수출계약에 발목이 잡히도록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 10월 새로 취임한 폴란드 총리가 전 정부에서 추진한 무기계약 효력 논란은 해소했다. 그렇지만 무기 구매 대금 대출이 계속 지연될 경우, 폴란드의 복잡한 내부 사정으로 인해 2차 계약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폴란드가 한국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나라와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들이 방산 수출을 위해 한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는데도 법안이 장기간 멈춰 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실기(失期)하면 30조원 규모의 수출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수은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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