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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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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갤러리] 고선옥 作 ‘여름날의 추억’

  • 기사입력 : 2024-01-31 08: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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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극적인 소식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피곤함을 느끼는 요즘, 캔버스 앞에 앉아 붓을 드는 순간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붓을 쥐면 주저 없이 마젠타색을 풀어보는데, 내가 사랑하는 맨드라미를 그리기 위해서다. 어릴 적 할머니 댁 마당에는 항상 맨드라미가 활짝 피어 있었다. 포도처럼 풍성한 맨드라미꽃의 귀여움이 마음에 들어 마당에 앉아 한참 구경하곤 했었다. 벌써 수십 년도 더 된 추억이지만 그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꽃을 꼽으라면 늘 맨드라미였고, 지금도 휴대폰 사진첩에는 수많은 맨드라미 사진이 가득 저장되어 있다.

    기념일에 받는 한아름 총천연색의 꽃다발 선물보다, 길 가다 우연히 보는 맨드라미를 쪼그려 앉아 찍는 순간이 더 반갑고 웃음이 난다. 열정이라는 꽃말이 무색하지 않게 붉고 풍성한 꽃송이를 보고 있으면 할머니 댁 마당에 앉아 놀던 어린 시절 그 마음이 떠올라 늘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기분이 한철에 그치지 않고 늘 곁에 있길 바라는 맘으로 나는 또 마젠타에 붓을 대고 한가득 맨드라미를 그려본다.

    고선옥(수채화·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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