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8일 (수)
전체메뉴

행복 찾는 청년들의 여정

김해 청년예술인 이승연·우시온 ‘Bliss’전
29일까지 김해가야테마파크 작은문화마당
아이들의 생명력·우울에서 찾은 행복 담아

  • 기사입력 : 2024-01-31 20:19:06
  •   
  • 언젠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정 속에서 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외친다. 행복은 무엇인가, 누구인가. 뺨이 상기될 정도의 기쁨의 극의일까. 행복을 찾는 여정에서 파생되는 감정들 또한 행복의 교집합이 아닌가.

    행복의 근원을 찾는 청년 작가들의 고민이 담긴 전시 ‘Bliss(블리스: 더없는 행복)’가 오는 29일까지 김해가야테마파크 작은문화마당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김해문화재단이 진행한 ‘2023 김해청년시각예술인 지원사업’에 선정됐던 이승연, 우시온 작가다. 모두 김해에 거주하며 경남에서 작품 활동을 왕성히 이어오고 있다.

    이승연 作 ‘The Beautiful Things, Digital painting'.
    이승연 作 ‘The Beautiful Things, Digital painting'.
    우시온 作 ‘Blue room’.
    우시온 作 ‘Blue room’.

    ◇천체와 아이들,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 전시에 걸린 이승연(42) 작가의 작품에는 달과 별의 몽환적인 배경 아래 천진한 아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천체를 통해 삶과 죽음의 고찰을 해오던 이승연 작가에게 갓 태어난 조카와의 만남은 새로운 시각을 선사했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당시 조카를 대면한 자신의 심정을 일본 하이쿠 시인 잇사의 시를 인용하며 대신했다. ‘이상하다/꽃그늘 아래 이렇게/ 살아있는 것’. 그것은 무언가 목덜미에 걸린 듯 갑작스럽게 느낀 생명의 신비다.

    이 작가는 어른들과는 달리 타자에 대한 의식과 체면 없이 오롯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내는 아이들을 통해 가장 직선적이게 행복으로 나아가는 생명력을 느꼈다. 그는 “호기심, 흥분, 즐거움이 가득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슬픔과 고통도 참거나 숨김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빛나고 생생했다”고 말했다.

    이승연 작가
    이승연 작가
    우시온 작가
    우시온 작가

    ◇참을 수 없는 멜랑콜리(melancholy)의 아이러니=입시 미술을 배우지 않은 신출내기 화가인 우시온(23) 작가의 화풍은 마치 각자 다른 사람이 그려내듯 빠르게 변화하는 다채로움을 보인다.

    경험을 통해 성숙되는 과정에 놓인 그는 최근 작품 속에서 우울함을 내세웠다. 우울감을 표현하는 블루, 멜랑콜리를 제목으로 한 작품에는 나른하거나 불안한 시선을 가진 피사체가 등장한다.

    우 작가는 코로나19에 고립된 상황에서 우울감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사람들과 멀어지고 혼자가 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니 이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맞서고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행복의 단편적인 감정은 결국 공허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멜랑콜리는 내면의 성숙을 위한 거울이라 할 수 있다”며 “우울한 감정과 상태를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우울하기에 행복하고 행복하기에 우울한 아이러니로 보인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어태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