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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사천시대] ‘2034년 한국판 툴루즈 현실화’ 꿈 향한 여정 시작

  • 기사입력 : 2024-03-03 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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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항공청 설치와 과제

    오는 5월 인력 300명 규모 임시 청사 개청
    우주항공 정책 수립·산업 육성 담당
    총괄 기능 강화·정주여건 지원 등 숙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규모·개별 주체 등 별도 특별법 제정 추진
    경남도·사천시 ‘도시 건설 준비단’ 발족
    산업·주거·행정 갖춘 자족도시 조성 목표


    “‘대한민국의 툴루즈(Toulouse) 사천시’, 드디어 인구 25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우주항공청과 연관 기업 입주, 관련 대학·고교 설립 등으로 2024년 이후 교육, 산업, 정주환경 등이 뛰어난 자족도시로서 한국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도시입니다.” 2034년 1월 경남신문 신년호 1면 머리기사다. 이 같은 기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개청을 시작으로 우주항공청 사천시대가 곧 열린다. 그 의미와 과제를 진단한다.

    사천단지
    사천단지

    ◇‘우주항공청 사천시대’ 의미= 우주항공청특별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남은 방산, 원전에 더해 우주항공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남해안을 축으로 지리산 등과 연계하는 관광산업과 두 개의 축으로 성장발전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성장성을 예측하는 분야는 우주항공산업 분야며 그 핵심은 사천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축으로, 우주항공청에 연구·행정인력이 들어오고 관련 기업과 대학 등이 속속 입주하면 현재 11만 인구가 2034년께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 27일께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 개청에 앞서 초대 우주항공청장 인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장이 임명되면 우주항공특별법을 뒷받침할 시행령 작업이 마무리되고, 동시에 제22대 국회가 개원되면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이 제정돼 우주항공청 포함 ‘한국 툴루즈’를 현실화할 도시계획, 특별회계 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항공청 설치= 우주항공청은 청장과 차장, 본부장을 두고 발사체 부문과 우주과학·탐사 부문, 인공위성 부문, 첨단항공 부문, 우주항공정책 부문 등으로 출발한다. 우주항공청장은 차관급으로, 행정인력 100명, 연구인력 200명 등 총 300명 규모로 꾸려진다. 연간 예산은 7000여억원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의 정책 수립, 산업 육성, 국제 교류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소속 기관으로 편입된다.

    ◇사천의 한계= ‘우주항공청 사천시대’를 프랑스 툴루즈와 같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툴루즈는 인구 49만8000명으로 프랑스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에어버스 그룹, 툴루즈대학, 툴루즈 블라나크 공항, 국립우주국 툴루즈 우주센터, 나토우주센터 등이 있는 대표적인 젊은 도시로 꼽힌다. 사천도 우주항공청, 사천공항, KAI 등이 있지만 규모나 실질적 위상에서 툴루즈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자족도시 기능과 정주환경에서는 국내 도시 중에서도, 특히 인근 진주, 경남의 타 시지역에 비해서도 앞서는 수준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경남도·사천시가 지난 1월 16일 사천시청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준비단’을 발족했다./경남도/
    경남도·사천시가 지난 1월 16일 사천시청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준비단’을 발족했다./경남도/

    ◇넘어야 할 산= 우주항공복합도시 부단장인 류명현 경남도 산업국장이 정부·대통령실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현안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 부분을 살펴보면 우주항공특별법에 근거한 우주항공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을 찾을 수 있다.

    류 국장이 정부 등에 건의한 핵심은 우주항공청 총괄·조정 기능 강화, 우주항공청 정주여건 지원 근거 조항을 특별법 하위법령인 시행령에 반영해 줄 것, 지자체와 원활한 협업 강화를 위한 도·사천시 직원 파견 등이다. 즉 총괄·조정 기능 강화가 숙제다. 우주항공청은 법상 과기정통부 장관 산하 청장이다. 법에는 과학기술 진흥과 우주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우주항공산업뿐만 아니라 안보적 측면에서까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외교부·국방부·국토부 등 여러 부처의 우주항공 기능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산하기관 연구기능 모두를 가져와야 한다. 박완수 도지사나 박동식 사천시장도 이 부분에는 긍정적이며 이것이 빠질 경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을 가진 상부 조직이 하나 생기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주여건 지원, 이 같은 업무를 뒷받침할 경남도와 사천시 인력 증원이다. 이주 직원의 안정적 지역 정착을 위해서는 과기정통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 이주지원비와 경남도와 사천시 인력 증원 등을 시행령에 담아야 한다.

    자족도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화 등 방산기업이 사천에 투자해야 한다. 진주·사천에 조성 중인 항공국가산업단지도 새만금·광주·제주와 같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3년간 법인세·소득세 100% 감면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야 기업 유치가 이루어지고 사천·진주 등지에 우주항공 관련 기업이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다.

    ‘우주항공청 사천시대’가 오는 5월 말 임시청사 개청으로 본격 막을 올린다. 임시청사는 사남면 사천제2일반산업단지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로 결정됐다.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가 개청될 사천시 사남면 사천제2일반산업단지 소재 건물.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가 개청될 사천시 사남면 사천제2일반산업단지 소재 건물.

    청사 개청, 산업과 대학, 전문인력 양성 등이 갖춰진 자족도시로 성장할 경우 오는 2034년 인구 25만7000명 규모 ‘한국 툴루즈’가 사천에 현실화된다.

    오는 5월 말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개청식을 시작으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 살펴보니= 우주항공복합도시는 별도 특별법 제정을 바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우주항공청을 포함한 복합도시 규모, 개발 주체를 세종특별시와 유사한 정부 별도 외청이나 국토부 산하 기구로 건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출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특별법안을 보면 복합도시의 범위는 우주항공청’의 주변지역인 사천·진주 일대이며 이 일대를 우주항공복합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각종 지원 내용을 담았다. 도시 성격을 자족도시, 교육도시, 국내·외 우수 연구인력, 관련 기업 유치, 정주 여건을 두루 갖춘 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에 대한 기본계획과 개발계획 등의 수립, 도로·철도 등 각종 기반시설 설치에 관한 내용도 담았다. 특히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우주항공복합도시건설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는 특례도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 우주항공캠퍼스 조성 등 교육기관 지정, 연구기관·국제기구·종합병원·대학 등 지원, 산학연 협력 촉진, 투자진흥지구 지정 및 입주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국세·지방세 감면 등의 내용도 담았다.


    ◇경남도·사천시 준비= 경남도와 사천시는 지난 1월 16일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준비단‘을 출범했다. 단장은 경남도 경제부지사, 류명현 경남도 산업국장과 김성규 사천부시장을 공동 부단장으로, 관계 공무원과 산·학·연 전문가 등이 정책 지원, 정주여건 개선, 청사 건립의 3개 지원 분과로 역할을 맡는다.

    사천시는 이와 별도로 김성규 부시장을 단장으로 청사, 이주, 교통, 주거, 교육 등 분야별 관련 부서장으로 구성된 ‘우주항공청 개청 지원 추진단’을 별도로 구성, 지난 2월 6일 첫 회의를 갖고 임시청사 개청에 따른 사천시 차원의 정주여건 지원책 마련에 들어갔다.

    사천시는 앞서 지난해 12월 ‘우주항공복합도시’에 대한 도시발전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짓고 비공개로 보고회를 열었다. 핵심은 ‘2030년 인구 25만7000명 규모의 우주항공복합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우주항공청 신설 인력은 250~300명, 관련 기관 유치에 따른 유입 인력이 150~250명이다. 우주항공산업 성장에 따른 고용은 2030년 1만6000명에서 2만7000명이며 이를 근거로 2030년 인구는 25만7000명으로 추정했다.

    우주항공복합도시는 탄소중립도시, 스마트도시, 우주항공도시를 개념으로 광역교통체계 개선(사천공항 국내선 증편과 국제공항 승격 추진, 사천~진주 항공산업선 철도망 구축, 국도 3호선 확장·대체우회도로 개설)과 내부교통 개선(국도 3호선~국도 33호선 교통망 구축, 내부순환로·항공산업대교 개설), 미래형 교통수단 도입(공유 모빌리티, UAM, 비행자유구역 지정) 등으로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우주항공청 개청 및 관련 기관 유치 등 도시 기반 마련을 목표로 했다. 산학연클러스터 조성 등은 2031년까지, 우주항공복합도시 산업·주택지구, 클러스터의 구축을 마무리하는 단계는 오는 2034년까지로 정했다.


    [우주항공청 사천시대 인터뷰] 박동식 사천시장

    “올해 정식 청사 설치 위한 후보지 선정 작업 들어갈 것”

    박동식 사천시장./사천시/
    박동식 사천시장./사천시/

    박동식 사천시장은 2034년 인구 25만7000명의 우주항공복합도시 밑그림 그리기에 바쁘다. 지난해 국회 앞 1인 시위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난 1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기에 여전히 잰걸음을 하고 있다.

    -사천의 롤모델로 프랑스 툴루즈를 꼽는다. 사천시 강점은.

    △사천에는 툴루즈에 있는 에어버스사처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습니다. 사천시는 전국 최대의 우주항공산업 집적지입니다. 생산량 기준 3조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전국의 50% 비중입니다. KAI 등 80개 우주항공 기업이 입주해 있죠.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면 기업에 대한 연구 지원, 생산, 판매, 서비스 등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대폭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사천시는 유럽 최대 우주항공도시인 프랑스 툴루즈에 버금갈 것입니다. 툴루즈는 문화역사도시입니다. 사천은 강감찬 장군이 거란군을 물리친 고려 8대 현종대왕이 사천으로 유배온 아버지(왕욱)를 따라 어린 시절을 보낸 배방사가 있죠. 지금도 우리는 축제를 열어 이를 기립니다.

    -공항, 철도 등 인프라도 확충해야 하는데.

    △국내 항공 수요를 감안해서 사천공항 운항 횟수를 늘릴 예정입니다. 서울과 사천 두 번 운항하고 있는데 운항 횟수를 대폭 늘리고자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켜서 신속하고 안전한 하늘길을 확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경남도와 공동으로 3억원을 들여 사천공항 기능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부터 경남도와 함께 사천공항 확장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 건의 중입니다. 고속철도 지선 개념인 사천 우주항공선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도록 추진 중이고 사천 축동면~진주 정촌면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향후 일정을 설명해달라.

    △5월 말 임시 청사 개청은 알려져 있고, 이에 맞춰 우주항공청장 임명도 있으리라 봅니다. 정식 청사 설치를 위한 후보지 선정 작업에 들어가고, 올 연말쯤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지 조성과 설계, 시공하면 3년쯤 걸리지 않겠습니까. 특별법은 지난 1월 26일에 공포됐고, 4개월 뒤인 5월 27일부터 시행됩니다. 정부는 하위 법령 마련, 예산 확보, 전문인력 확보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사가 들어설 행정타운 위치, 규모(100만㎡)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4곳을 후보지로 추천했습니다. 우주항공청장이 취임하면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사진= 이병문 기자 bm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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