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시인은 직업이 될 수 없는가- 이기영 (시인)
몇 년 전 비공식적으로 시인의 연봉이 100만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한 달 월급도 아닌 1년 연봉이라면 시만 쓰는 전업 작가는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에 시인이 20만명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6만명쯤 될 것이라...2018-02-09 07:00:00
- [작가칼럼] 구름 뒤에는 언제나 달이 있다- 손상민(극작가)
요즘 나는 엎어질지 모르는 공연의 대본을 쓰고 있다. 사실은 이 칼럼도 그 문제의 대본을 쓰다가 밀리고 밀려 마감 직전에 몰려서야 쓰는 중이다. 물론 솔직하게 말하자면 거의 모든 글을 마감 직전에 쓴다. 작업기간 중 80% 이상을 구상에 할애하니까, 라고 말...2018-02-02 07:00:00
- [작가칼럼] 빈자리는 빈자리인 채로- 송미선(시인)
연일 맹추위가 기승이다. 전국을 영하권으로 끌어내린 수은주는 좀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종종거리는 발걸음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꽁꽁 얼어붙었다. 빙판으로 변한 도로는 크고 작은 낙상사고와 운전자들을 긴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늘길과 바닷길까...2018-01-26 07:00:00
- [작가칼럼] 물고기와 춤을- 유희선(시인)
적막한 한낮, 거실에는 물고기들만이 움직이고 있다. 낮은 볼륨으로 틀어놓은 클래식 음악 같다. 한 공간에서 최대한 서로를 간섭하지 않는 소극적인 모양새가 마치 식물 같다. 15년간 키우던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난 뒤, 다시는 집안에서 동물을 키우지 않겠다...2018-01-19 07:00:00
- [작가칼럼] '신과 함께- 죄와 벌'- 이기영(시인)
2018 새해 연휴기간에 필자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워낙 이슈가 된 영화이기도 했지만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 ‘신과 함께’를 애독하고 있는 독자로서 동명영화인 이 영화가 작품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11...2018-01-12 07:00:00
- [작가칼럼] 오로지 무사하시기를- 손상민(극작가)
연말연시를 응급실에서 보냈다. 40도 넘게 열이 펄펄 끓는 9개월 젖먹이 둘째를 꽁꽁 싸맨 채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응급실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대기인원만 60여명. 조금이라도 빨리 진료를 받기 위해 20분 거리에 있는 다른 병원으로 갔다. 그곳 역시 바...2018-01-05 07:00:00
- [작가칼럼] 당신의 시간- 정정화(소설가)
2017년을 며칠 남겨둔 한 해의 끝자락, 이맘때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다. 해마다 새해에는 촘촘히 계획을 짜서 적어두고 좀 더 나은 시간을 보내겠노라고 다짐하곤 한다. 이즈음이 되면 후회할 일이 있게 마련이다.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중심을 잡지 ...2017-12-29 07:00:00
- [작가칼럼] 들리는 말- 문저온(시인)
한 영화잡지의 ‘올해의 외국영화 베스트5’를 읽고 있던 참이었다.‘덩케르크’, ‘엘르’, ‘토니 에드만’을 읽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문라이트’를 소개한 글을 읽는 중이었다. 역시나 영화의 아름다운 구절 ‘달빛 아래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를 읽고 있...2017-12-22 07:00:00
- [작가칼럼] 롱패딩과 뜨개질- 김형엽(시인)
롱패딩 바람이 강력하게 불고 있다. 그야말로 광풍이다. 두 딸을 둔 나는 겨울을 채비하며 적잖이 고민이 되었다. 저렴한 가격대라도 남들처럼 롱패딩을 사주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조심스레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큰 아이는 롱패딩을 입기에 키가 크지 않...2017-12-15 07:00:00
- [작가칼럼] 삼송암(三松巖)에서- 도희주(동화작가)
얼마 전 전남에서 산세가 거칠다는 영암 월출산을 다녀왔다. 우리나라 최초라는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에서 ‘바람재’를 향해 바위산길을 얼마나 내려갔을까. 등산 지도에 이름도 없는 날카로운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족히 40m 남짓 높이. 가파른 삼각구조....2017-12-08 07:00:00
- [작가칼럼] 느림에 대하여- 정정화(소설가)
기차가 지나는 강변마을에 매화가 피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얀 꽃송이를 막걸리잔 속에 띄웠다. 파르스름한 하늘에 매화가 수를 놓고 강은 유유히 흘렀다. 잔가지 끝에 매달린 마지막 이파리를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는 지금, 매화 향은 사라지고 쉬쉬 ...2017-12-01 07:00:00
- [작가칼럼] ‘청록’과 포호삼법- 문저온(시인)
‘생리대’ 때문이었다. ‘청록’이라는 연극을 보았다. 청록(靑鹿)은 푸른 사슴. 해방 후 최초의 창작시집이라는 ‘청록집’을 펴낸 청록파 세 사람 중 목월과 지훈의 대화로 연극은 펼쳐진다.무대는 두 사람이 거나하게 취하는 막걸리집. 탁자와 주인공 말고는 아무...2017-11-24 07:00:00
- [작가칼럼] 릴케와 고독과 포구나무 한 그루- 김형엽(시인)
거리마다 낙엽이 뒹굴고 있다. 내게 무어라 할 말이 있다는 듯 원을 그리다 말고 쪼르르 어디론가 달려가는 낙엽들을 보며 릴케의 시 ‘가을날’의 마지막 구절을 떠올려 본다.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2017-11-17 07:00:00
- [작가칼럼] 지천명(知天命) 치천명(恥天命)- 도희주(동화작가)
시월의 마지막 날을 달력에서 뜯어내고 나면 일 년이 다 간 느낌이다. 나머지 두 달은 그저 마무리하는 시간일 뿐 다음 해를 넘어다보게 된다. 그런데 괜히 넘어다봤다. 지천명에 닿았다는 것 말고 새로울 건 없다. 知天命, 하늘의 뜻을 안다는 나이. 순진하게도...2017-11-10 07:00:00
- [작가칼럼] 빈 들에 서서- 정정화(소설가)
이별한 연인이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는 계절, 한가을이다. 한층 높푸른 하늘 위로 고적운이 운치를 더한다. 찬 서리가 배춧잎을 하얗게 뒤덮을 때면 나무의 잎사귀들이 어느새 울긋불긋하다. 봄꽃보다 고운 단풍이 붉게 타오를 때 농민들은 막바지 벼 수확에 여...2017-11-03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