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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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22) 제25화 부흥시대 32

“사장님, 같이 가요”

  • 기사입력 : 2019-12-03 07: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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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재영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너희는 사장님 여자인 거야. 사장님이 너희들 주인이잖아? 채운이 잘리는 거 봤지? 너가 사장님에게 잘해야 돼. 사장님 여자가 되란 말이야. 사장님을 서방님으로 모시면서 잘해야지 잘리지 않는 거야. 채운이 내가 자른 줄 알아? 사장님이 자른 거야.”

    “네에.”

    영주가 얼굴을 붉혔다. 미월의 이야기는 영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생들이 요정에 팔렸으니 요정 주인인 이재영의 여자라는 것이었다. 요정에 오래 붙어 있으려면 이재영에게 잘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장님에게 잘 보여서 첩이 되어야 돼.”

    이재영은 잠자코 듣기만 했다.

    “나는 내일 서울로 올라갈 거야. 그러니 네가 잘 모셔.”

    미월이 영주에게 다짐을 받았다. 미월은 영주를 이상한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었다.

    “내일 올라갈 거야?”

    이재영이 영주가 물러간 뒤에 미월에게 물었다.

    “아침 차로 올라갈게요.”

    “온천도 하고 그런다더니 왜 올라가?”

    “영주가 어떻게 모시나 봐야겠어요.”

    “꼭 그렇게 해야 돼.”

    이재영은 미월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웠다.

    “영주는 보통 영악한 아이가 아니에요. 영악하니까 당신이 마음을 잡아요. 그래야 부산 요정을 잘 운영할 거예요.”

    이재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미월은 이튿날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이재영은 부산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서울보다 부산이 따뜻하기는 했다. 혼자서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영주가 따라나왔다.

    “사장님, 같이 가요.”

    “어디로 가려고?”

    “미월언니가 잘 모시라고 그랬어요. 어디에 가세요?”

    “달맞이고개나 올라가볼까 하는데….”

    “달맞이고개는 볼 게 없어요. 태종대에 가요.”

    “태종대는 볼만한가?”

    “볼만해요.”

    이재영은 차를 운전하여 태종대로 올라갔다. 태종대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태종무열왕이 전국을 순행하다가 쉬면서 바다를 구경한 곳이라고 하여 태종대라고 불렸다고 했다.

    조선의 임금 태종 이방원도 왕자 시절에 찾아와 절경을 감상했다는 곳이다. 산과 바다,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수많은 시인묵객이 찾아왔다는 곳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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