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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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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76) 거제 ‘바람의 언덕’

바람 부는 언덕에 서면 환해지는 표정들

  • 기사입력 : 2023-08-22 08: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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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바람의 언덕
    거제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에 올라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온다.

    칼날과 지폐와 파도와 꽃잎을

    두루 스쳐온 때문일까.

    향내 속에 비린내가 물씬 풍긴다.

    한 무리 사람들도 몰려온다.

    지지고 볶고 애 키우며 사느라

    꽁꽁 묶여 산 탓일까.

    굳은 표정들 금세 뻥 뚫려 환하다.

    살면서 얼마나

    바람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을까.

    살면서 또 얼마나

    바람 속을 빠져나고 싶었을까.

    걸음마를 갓 뗀 흰 옷 입은 아이 하나

    나비를 쫓아 뒤뚱뒤뚱 풀밭 위를 달려가고

    사람들은 생애 최대의 바람맞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빨간 풍차가 도는 언덕을 오른다.


    ☞거제 해금강 가는 길목에 있다. 왼쪽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에서 외도, 해금강 관광을 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바라다보이는 언덕이 ‘바람의 언덕’이다. 풍차가 도는 풍경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TV드라마 이브의 화원(2003년 SBS 아침드라마), 회전목마(2004년 MBC 수목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고 있다. 선착장에서 나무 산책로를 따라 언덕으로 가다보면 학동 몽돌해변과 여차 몽돌해변까지 볼 수 있다.

    삶의 언덕 위에는 항상 바람이 분다. 망망대해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눈과 귀,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갖고 싶다면 ‘바람의 언덕’을 올라보라. 자신을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 되어 줄 뿐만 아니라, 삶에 생기가 도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시·글= 김우태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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