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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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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프 MAMF 대한민국 대표 다문화축제 되려면] (상) 현주소

사회통합 가치 인정받지만 향후 국비 확보 불투명

  • 기사입력 : 2023-10-16 20: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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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문화다양성 높인다는 취지서 출발
    지난 2005년 태동해 1~4회 서울서 개최
    2010년 외국인노동자 많은 경남에 둥지

    도·창원시·지역 경제계가 축제 꾸려와
    박근혜 정부 때도 국민통합 모델 인정
    최형두 의원 역할 2020년부터 국비 지원

    4년간 지원은 모두 ‘쪽지예산’으로 편성
    현재 국비 5억 포함 10억대 행사로 커져
    내년 첫 본예산 편성됐지만 향후 불확실


    우리 사회의 다문화수용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부터 18년째, 경남에서만 14년째 명맥을 이어오는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주창하며 민간을 주축으로 중앙·지방정부가 뜻을 함께한 명실공히 국가 축제의 성격으로 태동했다. 하지만 이제 ‘일회성 행사’란 지적을 받으며 다음 해 국비 예산지원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고, 이주민 위안 차원의 의미에 비춰도 축제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이제는 일상이 된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방식으로 문화축제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맘프 축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맘프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는 기사를 3편에 걸쳐 싣는다.

    지난해 10월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옆 중앙대로에서 열린 문화다양성 축제 MAMF(맘프) 퍼레이드에서 15개국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경남신문 DB/
    지난해 10월 창원시 성산구 용지문화공원 옆 중앙대로에서 열린 문화다양성 축제 MAMF(맘프) 퍼레이드에서 15개국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경남신문 DB/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사업 면에서 맘프가 가장 잘 맞고, 결국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는 걸 관에서도 아는 것 아닐까요.”

    매년 10월 이맘때면 창원에서 개최되는 문화다양성 축제 맘프(MAMF, 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의 창시자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이철승 대표가 내년도 축제의 국비 확보 사연에 보탠 말이다. 언뜻 들으면 자랑 같지만, 그 이면에는 맘프가 갖는 의미를 중앙부처 등에 설명하고 설득하며 끊임없이 국비 지원 등의 정당성을 호소해야 했던 데 대한 속상함이 담겨있다.

    “내년 정부 예산 편성 기준으로 우리 행사는 100% 삭감 대상자였어요. 문체부를 두드리고 기재부도 찾아갔죠. 주어진 시간 10분에 경남도와 함께 논리를 만들고 설득했어요.”

    이철승 대표에게 들은 18년 역사의 맘프는 2005년 그 시작에서부터 스스로 그 가치를 설파해 왔다. 민간에서 제안하고 중앙정부가 그 취지에 공감했던 5억원 규모의 맘프는 2023년 현재 국비 5억원에 경상남도비 3억원, 창원시비 1억5000만원에 민간 5000만원 등 10억원대의 대규모 행사로 컸다.

    ◇시작은 ‘사회통합’ = 이주민이라곤 외국인노동자가 전부였던 2005년, 이들을 위한 활동가 단체들이 태동했고 경남이주민센터의 전신인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가 그 중심에 있었다. 이들의 전국 연합체였던 외국인이주노동자운동협의회에서 상임대표를 맡았던 이철승 대표가 당시 문체부에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맘프가 시작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다문화사회가 곧 시작된다. 인권운동을 해보니 법이나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나 핵심은 국민과의 사회통합이다. 이걸 위해선 외국인노동자를 하등시여기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고 그 방식으로 함께 어울리며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축제가 적합하다고 제안했고,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지원을 약속했죠.”

    이 대표는 영국 런던의 노팅힐 페스티벌에서 착안했다. 영국이 60년도 이후 금융산업을 빼고 모든 산업을 해외로 넘기면서 그전 제조업 인력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이미 유입해 있던 노동인력들의 일자리 없어졌고 이에 사회갈등을 우려하며 이민자들을 위한 축제를 만들었는데, 당시 아프리카인들의 퍼레이드 페스티벌이 붐을 일으킨 것에 감명받았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제외 외국인노동자 많은 경남으로 = 초기 4년 서울광장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됐던 맘프는 2010년 경남에 둥지를 틀었다. 민간 행사에 대한 국비 지속이 불투명해질 즈음이었고, 인천 송도와 경기 안산에서 초청이 들어오던 차에 축제고안자가 있는 곳으로 옮겨왔다고 이철승 대표는 기억했다. 이 대표는 “제가 경남 창원 사람이니, 지역 언론 등에서 ‘왜 서울에서 하냐’는 의문이 나올 즈음이었다.당시 박완수 창원시장도 좋은 취지의 행사를 지역으로 갖고 와달라 했고, 당시 무소속의 김두관 경남지사도 지역에서 받겠다 했어요.”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축제 총 예산은 경남도·창원시 총합 5억원으로 줄면서, 지역 경제계가 사실상 축제를 꾸렸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남은 수도권을 빼고 외국인노동자가 가장 많았는데, 외국인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축제라면 기업인들이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초기의 맘프 축제는 ‘마이그런츠 아리랑 페스티벌’이란 풀네임으로 불리며 이름 그대로 이주민들의 노래자랑을 주축으로 타국의 음식과 의상 문화 등 체험, 그리고 이주민들을 위한 정보 전달처로서 역할을 해오다 최근에는 다문화 주제 사생대회는 물론, 문화다양성 퍼레이드 등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문화다양성 가치’ 입 모으지만= 많은 이들이 볼 때 맘프 축제는 더할 나위 없이 유의미하다. 문화 수용 능력이 증가한 데 더해 다름과 차이를 넘어 공존과 수용의 물결을 확산시켰고, 또 외국인주민의 문화적 권리를 신장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주최측은 평가한다.

    이철승 대표는 ‘객관적인 평가’임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2016년도인가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있었는데 여기서 국민통합 정책모델을 발굴하는 작업을 했다. 전국적으로 4개가 선정됐는데 그중 우리 맘프도 ‘내외국인 간 사회통합의 가장 모범적인 모델’로서 속했고, 민간에선 우리가 유일했다고 기억한다. 민주당 정부때 시작했던 맘프지만, 보수당 정부에서도 인정을 받은 격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맘프가 국비지원을 받는 데는 국민의힘 최형두(마산합포) 의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축제를 가보니 이건 지방자치단체가 할 게 아니고 전국적으로 이주민이 모이고 외교관 대사 등이 오는 대규모 네트워크 행사는 역대 본 적 없다고 평가하고, 국비는 왜 지원 안 하는지 의문을 갖고 정부에 건의하면서 국비가 지원됐다”고 회상했다.

    ◇국비 지원 걱정= 지난 세월 이주민들은 물론 많은 사람이 축제를 인정했다 할지라도 이제 와 맘프가 국비·도비 등 관의 지원을 걱정해야 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맘프 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년의 국비 지원도 정식의 예산 편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년 국비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 내년은 처음 본예산에 편성됐지만 그마저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예산이 아닌, 한국관광의 해 지정에 따른 관광진흥기금이다.

    이철승 대표는 “이주민들의 문화적 권리를 신장하는 동시에 축제에 참여하는 15개국에 한국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한다고 본다. 문체부에서 올해 축제 결과를 보고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다”며 기대를 놓지 않았다.

    반면 경남도에서는 다소 비관적이다.

    경남도 가족지원과 관계자는 “문체부 입장에선 문화다양성 형태로 행사가 가야 하는데, 문화다양성이란 게 사실 일정기간 하다 마는 게 아니라 일년 열두달 꾸준한 것이다 보니 이 행사를 지원하기가 안 맞다. 그동안도 각 중앙부처 정식 예산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쪽지예산으로 확보가 됐던 상황이다”면서 “내년도 예산에 처음으로 반영되긴 했지만 그마저도 한국방문의해를 기념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회성 기금으로 확보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 정부가 보조금 등을 깎는 기조에서 2025년부터는 국비 확보가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도 차원에서도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있은 상황이나, 국비를 받아올 수 있는 것을 여러 방면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딱히 마땅치 않은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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