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사설] ‘남해축협 사태’ 유사·재발 막는 계기 돼야

  • 기사입력 : 2024-02-14 19:45:56
  •   
  • 남해축협 직원이 폭행, 성희롱·성추행 등으로 조합장을 고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자 직원은 소 사육장에서 송아지 관리 부실을 문제 삼아 자신의 부모까지 욕한 뒤 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남자는 다른 직원이 보는 앞에서 주먹으로 가슴을 맞았다고 한다. 고소한 여직원 6명의 성희롱과 성추행은 글로 다 쓸 수 없다. 한 여직원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8년 동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들었으며 조합장이 손, 어깨 등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조합장은 임원을 시켜 “500만원 줄 테니 합의 좀 받아오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조합장의 제왕적 권위와 도덕 불감증, 잘못된 현실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조리 종합판’이다.

    이번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위력에 의한 범죄’라는 점에서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피해를 준다. 회견에 나선 피해 여직원은 고소나 녹음은 생각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아주 강압적인 데다 인사권을 쥐고 있어 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혼자만 피해를 당한 줄 알았는데 이번 사태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직원이 6명에 이르며, 확인되지 않았지만 퇴사한 여직원 2명도 이와 유사하다고 추정했다. 남녀 직원이 꾸린 비상대책위에 임원 2명도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다년간 광범위하게 폭력, 성희롱 등이 이뤄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남해축협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북에서 축협조합장이 폭행 등으로 구속됐다. 경남의 경우 2019년 조합장 선거에서 돈 살포 등 혐의로 하동수협조합장 후보 등 다수가 구속됐다. 농협에 비해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축협과 수협의 경우, 조직 관리나 조합원 매수가 쉽다는 점, 공개 투표에 가까운 수준의 성향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한 번 당선되면 장기 연임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종합선물세트 부조리’를 자행할 경우 내부 대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합장·조합원 윤리의식 고취, 내부 고발제도 강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유사·재발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