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0 총선에 출마하는 도내 후보들의 여야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후원회장도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후원회장은 단순히 ‘후원금 모금’의 의미를 뛰어넘어 정체성과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각 후보마다 후원회장 모시기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통상 후원회장은 직접 선거운동에 뛰어들지는 않지만 높은 인지도와 덕망으로 후보를 지원하는 정치적, 경제적 후견인 같은 존재다.

정당과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도내 후보들의 후원회장 면면을 보니, ‘지역 토박이 또는 지역 유지’이거나 ‘유명 인사’, ‘정치적 동료’로 분류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창원 의창에 출마하는 김지수 후보의 후원회장은 천주교 원로인 배진구(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자문) 신부와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다. 민주당 송순호 마산회원 후보의 후원회장은 오랜 기간 동일 선거구에 출마한 하귀남 변호사다. 하 변호사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송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물려주면서 지지자들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원 성산에서 격돌하는 허성무(민주당), 강기윤(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고등학교 선배이자 기업인인 이욱희 마산중앙고 장학재단 이사장과 박동목 태영정밀공업 대표가 각각 후원회장을 맡는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지난 총선부터 국민의힘 최형두(마산합포)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보수 진영 내 깨끗한 정치인으로, 이미지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 불출마 지역에 우선추천된 국민의힘 이종욱(진해) 후보는 창원 출신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을 후원회장으로 모셨다. 이 후보는 “예전에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어 후원회장을 맡아 달라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지역 연고보다는 유명세를 내세우기도 한다. 특히 현역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정치신인의 단점을 보완하고 지역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 눈도장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어서다.

민주당 밀양의령함안창녕 우서영 후보는 전국 254개 지역구 중 최연소 국회의원 후보로, 이재명 당 대표가 4선 우원식 의원과 함께 공동 후원회장으로 힘을 싣는다. 이 대표는 SNS에 “척박한 험지에서 발로 뛰고 있는 우서영 후보가 민주당의 뿌리”라며 “자랑스러운 우서영 후보가 꺾이지 않고 민주당을 알릴 수 있도록 더 용기 있게 국민께 호소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16명 도내 후보 가운데 후원회장으로 가장 이름을 많이 올린 이는 김두관 도당위원장으로, 이옥선(마산합포), 한경호(진주을), 김기태(산청함양거창합천), 제윤경(사천남해하동)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정치적 동지를 후원회장으로 앉힌 경우도 있다. 녹색정의당 여영국 창원성산 후보에게는 같은 당 김종대 전 국회의원이 후원회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산청함양거창합천 김기태 후보는 김두관 도당위원장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후원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는 “김 위원장은 농민운동, 자치분권 등 30년 동안 정치를 함께한 동지이고, 염 전 시장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오랜 인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윤경 후보의 후원회장은 함께 의정활동을 한 우상호 의원이다.

진보당에선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벌인 정혜경 창원성산 후보는 강선영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 지도위원을, 류재수 진주갑 후보는 김준형 진보당진주시위원회 위원장을 각각 후원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투표./경남신문 자료사진/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