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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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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파선을 기리는 일본 아리타 주민들

  • 기사입력 : 2024-03-24 1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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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회 백파선 위령 방문 행사’로 일본 아리타 마을 주민들이 조선 사기장이었던 여도공 백파선을 기리기 위해 김해를 찾았다. 백파선의 고향은 김해로 알려져 있다. 김해를 찾은 마을 주민 6명은 김해 상동면 대감마을을 방문해 백파선의 행적을 살펴보고,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 관계자들을 만나 김해시와 아리타 마을의 문화교류 방안에 대한 논의를 했다. 또 백파선이 일본으로 향할 때 거쳤던 곳으로 추정되는 진해 웅천을 방문했다 한다. 백파선은 도자기를 사랑하는 일본인이라면 존경하는 인물이다. 일본으로 끌려간 백파선과 가족들은 당시 불행과 슬픔을 극복하고 아리타의 도자기 발전에 평생을 바친다. 아리타의 도공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그녀를 기리고 있다.

    백파선을 두고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첫째는 수백년이 지났음에도 일본에서 도업을 발전시킨 한국인 백파선을 찾아내 기린다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아리타 마을은 조선도공 ‘이삼평’을 중심으로 도업 역사가 기록되고 있으나, 백파선이라는 여도공의 업적을 뒤늦게나마 조명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봄과 가을 두 번의 아리타도자기축제에는 인구 2만명의 소도시에 100만명이 몰릴 정도로 북적거린다 한다. 한마디로 조선도공 백파선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작은 마을과 일본의 도자기를 성장케 한 것이다. 둘째는 속수무책으로 침탈당해 국민들이 끌려가게 만든 무능한 조선이라는 한 국가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조선의 사기장은 900여 명에 이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왜란 때 일본으로, 호란 때 중국으로 끌려간 우리 국민들이 당한 수모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나마 한국인을 기리는 일본 마을이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스럽다. 지난 2016년에 일본인에 의해 백파선갤러리가 일본에서 개관돼 그녀를 널리 알리고 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백파선의 불행했던 과거가 두 나라의 평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면 한다. 당연히 일본은 조선도공 등을 약탈하던 침략의 지난 역사를 백파선을 계기로 깊이 반성했으면 한다. 아리타 마을 주민들의 방문이 매년 이어져 양 도시 간의 문화교류로 꽃을 피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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