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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48) 제24화 마법의 돌 148

‘이북에서 무엇을 했지?’

  • 기사입력 : 2019-08-14 07: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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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김순영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민소매의 원피스를 입은 김순영이 화사해 보였다.

    “네. 요즘은 왜 커피 마시러 오지 않으세요?”

    김순영이 환하게 웃었다.

    “바빠서 그랬어.”

    나츠코가 떠난 뒤에 카페는 발걸음을 하지 않게 되었다. 김순영은 전보다 얼굴이 밝아져 있었다. 남자가 생겼나? 이재영은 얼핏 그렇게 생각했다. 여자는 남자가 생기면 얼굴이 꽃처럼 피어난다.

    “사장님, 커피 마시러 오세요.”

    김순영이 노래를 하듯이 말했다.

    “그래.”

    이재영은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한 뒤에 김순영의 카페로 갔다. 카페는 여전히 나츠코의 체취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손님들도 많았다. 김순영은 새로운 종업원까지 두고 있었다. 17, 18세쯤 된 처녀로 이름이 옥희였다.

    “우리 남편이에요. 일본에서 돌아왔어요.”

    김순영이 20대 후반의 남자를 데리고 와서 인사를 시켰다. 사내는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반갑소. 이재영이오.”

    이재영이 손을 내밀었다.

    “이중현입니다.”

    이중현이 이재영의 손을 잡았다. 그는 눈빛이 날카롭고 말이 없었다. 이재영은 카페 아테네에서 커피를 마셨다. 김순영이 탄 커피는 맛이 좋았다.

    “일본에서 고생 많이 했지요?”

    이중현이 말이 없어서 이재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예.”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까?”

    “아닙니다. 탄광에서 일을 했습니다.”

    “임금은 받았나요? 징용 나간 사람들이 고생이 많았다고 하던데.”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아내를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꼭 신세를 갚겠습니다.”

    “귀국이 늦었는데… 김순영씨가 많이 기다렸어요.”

    김순영은 이중현의 옆에 앉아서 생글생글 웃었다.

    “그동안 이북에 있었습니다.”

    “이북에요?”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요. 두 분이 이제 행복하게 살아요.”

    이재영은 새삼스럽게 이중현과 악수를 나누고 회사로 돌아왔다. 김순영의 남편이 돌아와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북에서 무엇을 했지?’

    이재영은 이중현의 정체가 궁금했다. 공산당이 불법화되면서 좌익분자들은 이북으로 넘어가거나 지하에서 활동을 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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