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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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사고 폐지, 공론화 후 결정해야

  • 기사입력 : 2019-11-07 20: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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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가 어제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자 찬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서열화 해소를 명분으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부터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있는 일반고의 특례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고가 도입된 지 33년 만에 사실상 ‘고교평준화’가 시행된다. 그런데 교육체제를 뒤흔드는 교육정책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 교육부는 교육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수월성과 다양성 교육이 무시되고 고교교육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경남도내에서는 경남외고와 김해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고 거창고와 남해해성고 등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는 18개 학교의 특례가 폐지돼 도내 학생만 모집할 수 있게 된다. 20개 학교가 영향을 받게 돼 해당학교와 지역 학부모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우수학생을 독점하여 학교를 서열화하면서 공교육을 황폐화시킨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고교평준화로 인해 나타난 학력 저하와 인재에 대한 수월성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고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도 없이 특목고와 자사고를 일괄 폐지하는 것은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나타난 문제점으로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는 국가는 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해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학생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이번 조치로 그 선택권을 박탈시켰다는 점이다. 둘째는 고교 서열화 해소를 이유로 특목고와 자사고는 폐지하면서도 과학고와 영재고를 존치하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이들 학교를 중심으로 서열화가 더 뚜렷해질 것이고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목고·자사고 폐지는 진보·보수 간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정책으로 사회가 분열돼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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