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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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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가해자 폭로 후폭풍… 고소·진정 100건 넘어

  • 기사입력 : 2024-06-23 20: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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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 공개로 영업중단·해고 잇따라
    가해자 중 1명은 자필 사과문 게재
    경찰 “1명씩 신상 공개될 때마다
    유튜버·블로거 등 상대로 고소 급증”


    밀양에서 발생한 2004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두고 가해자들이 신상 공개로 여론의 심판을 받게 되자 일부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다만 무차별적인 신상 공개로 인해 가해자는 물론 무관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등 명예훼손으로 인한 경찰 고소·진정 건수는 110여건 넘게 급증했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신상이 공개된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1명이 자필 편지 형식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가해자 신상을 공개해 온 한 유튜브 채널은 지난 20일 ‘밀양 가해자 박○○ 최초 사과문’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가해자 A씨가 “피해자분께 너무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직접 하는 것도 실례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며 “20년 전 당시 고등학생으로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피해자분께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죄를 지었다.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오셨다니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아무리 어릴 적이고 철없는 미성년자라고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죄는 나이 불문이라고 살아오면서 많이 느꼈다”며 “피해자분께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 사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정 후원’으로 200만원을 기부한 내역을 인증하기도 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불러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 불구속 3명)을 기소했다.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이 사건은 최근 일부 유튜브를 중심으로 가해자 신상 공개가 이뤄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해자 중 일부는 신상 공개로 인해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내거나, 해고를 당하기도 했으며, 영업 중단에 이르는 등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후폭풍도 거세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블로거 등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등의 고소·진정은 이달 10일 기준 16건에서 20일에는 109건으로 늘었다.

    23일까지 110여건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1명의 신상이 공개됐다고 했을 때 여러 명의 유튜버나 블로거를 상대로 고소·진정이 이어지는 등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튜버의 피해자 동의와 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은 삼가 달라”며 “무분별한 추측으로 피해자를 상처받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경남경찰청 전경./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 전경./경남경찰청/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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