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소설’ 당선소감] 글 쓰며 사랑받는 사람 될게요
- 기사입력 : 2024-01-01 22: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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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올해는 소설을 쓰지 못했습니다. 대체로 읽지 않고, 쓰지 않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을 쓰지 않으면 얻는 것이 많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적으니 저절로 체형관리가 됩니다. 매력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니 사랑도 할 수 있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인생이 꽤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힘껏 하게 됩니다. 웨이크보드도 타고, 케이크도 만들고, 여행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소설을 비워낸 자리에 다시 이야기를 채워 넣고 있었던 걸까요. 저는 왜 이렇게 문학에 대해 떠드는 것이 좋고, 저를 관통한 생각들을 세상에 표현하고 싶을까요.
소설을 읽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모두가 안온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친구들. 윤희, 예주. 우리는 그저 웃고 떠들자. 개미지옥 동기들의 서사성도 끝이 없지. 스펙트럼 룸메들. 특히 귀여운 동생인 클라리사, 보고싶다. 지숲 언니들, 저는 사실 언니들이 많이 좋아요. 영아 선생님,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계속 써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실은 두루 친구들이 많이 생각나는데요. 제가 정말 예뻐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몰래 털어놓고 싶었던 마음을, 부끄럽고 서글퍼서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았던 작품이 당선되어 많이 놀랍습니다. 아마도 운명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이 소설은 작년 이맘때 쓰여진 것입니다. 최종심에 연거푸 떨어지고, 계약해 두었던 책이 엎어진 즈음이었습니다. 상실을 체감했습니다. 계속 글을 쓰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 맛보았던 하찮은 영광이 오래도록 제 인생을 유예시킨 것은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이미 절반에 다다르도록 살아왔다면 남은 인생을 조금 더 알차게 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가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답을 내렸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계속 쓰겠습니다. 행복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소설 부문 당선자 곽민주 씨△1994년생 △서울 거주 △광고회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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