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외로움 터널 끝 글쓰기 즐거움 다시 찾아와
- 기사입력 : 2024-01-01 22: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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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웃음이 난다. 지난날 다른 장르에서 당선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유독 기쁨이 컸다. 등단하고서 오랜 시간이 걸려 첫 동시집을 출간한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이라 그런 모양이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가 좋았다. 글 쓰는 동안은 나무도, 풀도, 무심히 지나가는 실바람까지도 함께 어울려 친구가 되었다.
이런 나에게 글쓰기를 멈춰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창작의 즐거움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단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그만, 글을 쓰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런 회의(懷疑)의 시간이 십 년 하고도 몇 해가 더 넘어갔다. 정말 한 톨 미련도 없이 글쓰기를 마음에서 떠나보냈다. 그런데 희한했다. 그때부터 거짓말처럼 글쓰기의 즐거움이 다시 내게로 찾아온 것이다.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듯 외로움의 긴 터널을 갓 빠져나왔을 때였나 보다. 즐거운 글쓰기를 다시 꿈꿀 수 있겠구나, 여기게끔 해주신 분이 ‘문장’ 발행인 장호병 선생님이셨다. 그리고 수필의 오묘하고도 드넓은 세상을 알게 된 건 곽흥렬 선생님의 수필 세계를 접하면서였다.
되돌아보니 고마운 분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창작 공부 시간에 늘 격려와 채찍을 아끼지 않는 문우들, 사랑하는 가족들, 특히나 가까이서 마음 써주는 동생 경주, 손이 많이 가는 내 곁에 있어준 지인들, 선생님들 모두 모두 고맙고 고맙다.
한창 날갯짓하려는 두 딸의 꿈을 응원하며, 등의 방정식을 함께 풀어가야 할 남편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당선의 기쁨을 안겨주신 경남신문과 심사위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꾸준히 정진하겠습니다.
수필 부문 당선자 현경미 씨 △1970년생 △대구 거주 △중학교 교육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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