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사북- 장경미
- 기사입력 : 2024-01-01 23: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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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몸속에서 사북이 빠져나갔다
펴지도 접히지도 못하는 쥘부채로
흐느적 늘어지고 만
해삼 같은 몸뚱이
장손으로 태어나 어머니 면 세우고
갑갑한 시집살이 시원한 바람이던
댓개비 휘청이게 한
작디작은 저 구멍
헐거워진 정신은 돌아올 줄 모르고
다시금 아기가 된 아들 곁을 지키며
늙은 몸 갈고 갈아서
사북이 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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